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뉴스1

배우자로부터 신체적ㆍ성적 폭행을 당한 여성 4명 중 1명가량이 임신 기간에도 폭력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여성가족부가 낸 ‘2019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배우자에 의한 신체적 또는 성적 폭력 피해 경험자의 26.9%(220명)가 임신 기간에도 같은 배우자로부터 폭력 피해를 겪었다고 답했다. 임신을 경험한 여성이 남편에게 처음으로 신체적ㆍ성적 폭력을 당한 시기는 △임신 전 36.7% △임신기간 3.9% △출산, 유산 등 임신종료 후부터가 59.4%였다. 임신 전부터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하던 남편의 62.8%는 임신기간에도 이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ㆍ별거한 여성 78.4%, 남성 63.8%가 이혼ㆍ별거 후에도 전 배우자로부터 신체적ㆍ성적폭력을 포함한 폭력피해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현재 혼인상태인 응답자의 평생 폭력 피해율(여성 20.7%, 남성 13.9%)보다 4배가량 높은 수치다. 임신 경험자 폭력피해율과 이혼ㆍ별거 경험자 폭력 피해율은 이번 조사에 처음 포함됐다.

지난 1년간 배우자로부터 폭력피해를 입은 경우는 여성 10.3%, 남성 6.2%로 2016년 조사에 비해 여성 1.8%포인트(16년 12.1%), 남성 2.4%포인트(16년 8.6%) 감소했다. 여성 응답자의 폭력 피해 유형별로는 △신체적폭력 △경제적폭력 △정서적폭력이 모두 2016년에 비해 줄었으나 성적폭력은 3.4%로 1.1%포인트 늘었다.

배우자가 폭력적인 행동을 했을 당시 여성의 48.3%와 남성의 40.7%가 ‘별다른 대응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 이유는 달랐다. 남성은 ‘폭력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15.7%), ‘배우자이기 때문에’(14.8%) 대응하지 않았다고 답한 반면 여성은 ‘배우자이기 때문에’(25.3%), ‘대응해도 달라질 게 없을 것 같아서’(18.5%)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한편 배우자의 폭력 피해 경험자 중 85.7%는 경찰, 여성긴급전화1366, 가정폭력상담소 등에 도움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여성긴급전화, 가정폭력상담소 등 피해자 지원기관에 도움을 구한 비율은 2016년 1.2%에서 오히려 감소한 0.8%에 불과했다. 3년에 한번씩 이뤄지는 가정폭력 실태조사는 지난 해 만 19세 이상 여성 6,002명, 남성 3,058명 등 총 9,060명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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