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북한 대사관 정문 옆 대형 게시판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월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 하는 사진(오른쪽)과 같은 해 6월 시 주석이 평양을 찾아 김 위원장과 카퍼레이드를 하는 사진이 함께 걸려있다.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이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 게시판에 1년 만에 다시 등장했다.

주중북한대사관 정문 옆 대형 게시판에는 2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월 베이징을 방문해 시 주석과 회담한 사진이 내걸렸다. 또 같은 해 6월 시 주석이 평양을 방문해 카퍼레이드를 하는 사진도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대사관은 지난해 2월 말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자 시 주석의 사진을 빼고 김 위원장이 베트남 국가주석과 만난 사진으로 교체했다. 이후 대사관은 지난해 8월 들어 시 주석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주변국 정상의 사진을 모두 내리고 오로지 ‘김씨 3대’의 현장시찰 사진만으로 게시판을 채웠다.

주중북한대사관이 게시판에 거는 사진은 북한의 대외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척도나 마찬가지다. 북중정상회담 직후인 2018년 4월에는 시 주석,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인 같은 해 7월에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이 게시판에 등장했다. 각각 중국, 미국과의 관계를 강조한 것이다. 이어 9월에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사진이 걸리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변화는 중국을 향한 북한의 제스처로 볼 수도 있다. 실제 지난해 북한의 대중 무역적자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이미 90%를 웃도는 대중 의존도가 더욱 심화됐다. 한국무역협회가 1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중국 수출은 전년 대비 10.8% 증가한 2억1,600만달러, 수입은 16.8% 늘어난 25억8,900만달러로 집계됐다. 총 무역량은 28억500만달러에 달해 전년 보다 16.3% 늘었다.

하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서로 국경을 걸어 잠그면서 북중간 교류나 무역 여건이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자연히 북한의 경제난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다만 중국은 북한의 뒷배라는 점을 각인시키기 위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보고서 최종 제출기한인 지난 22일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코로나19 사태가 확연히 진정된 이후 북중 관계에 의미 있는 움직임이 나타날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