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중 귀국 학생들 향한 호소 쏟아져…코로나19 물리적 격리 동참해야 
 원희룡 제주지사 “방역지침 안 지키고 제주 찾은 유학생 도덕적 해이 심각”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서 구민을 대상으로 발송한 긴급재난문자. 트위터 캡처

“미국 유학생, 해외 입국자께 호소합니다! 자신과 가족, 57만 강남구민의 안전을 위해 2주간 자가격리와 유증상 때 검사 바랍니다”

서울 강남구가 26일 구민을 대상으로 보낸 긴급재난문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유되며 관심을 모았다. 미국 유학생과 해외 입국자를 대상으로 철저한 자가격리를 당부하는 내용이다.

강남구에서는 지난 25일에만 미국 유학생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미국 동부 보스턴 지역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공부 중인 유학생으로 최근 입국해 자택에 머물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강남구 내 미국 유학생 확진자는 지난 23일 확진 판정을 받은 남성을 포함 총 5명으로 늘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긴급 브리핑에서 “당분간 미국체류 중인 자녀들의 귀국이 예상됨으로 공항 마중부터 거리두기를 철저히 해주시고, 자녀분들에 대한 2주 동안의 철저한 자가격리와 함께, 특이한 증상이 있을 때는 지체 없이 강남구보건소나 삼성서울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을 방문해 검체검사를 받도록 조치해주시라”고 요청했다. 이어 지난 10일 이후 미국에서 귀국한 강남구 주민과 유학생은 2주 동안 자율적으로 자가격리하고, 증상이 있을 때는 즉시 강남구 보건소를 찾아 검사 받기를 당부했다.

유학생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26일 오전에는 트위터에서 ‘유학생들’이라는 키워드가 화제에 올랐다. 특히 한 미국 유학생이 귀국한 뒤 4박 5일 동안 제주 관광을 한 뒤 서울로 돌아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이 확진자는 제주에 머무는 동안 렌터카를 이용해 제주시 일도2동 국숫집, 서귀포시 표선의 한 의원과 약국, 서귀포시 성산읍 한 카페, 우도 등 20곳을 돌아다녔고 접촉자는 38명이나 된 것으로 확인됐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이날 오전 제주도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유학생 사례를 언급하며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사례이며, 가장 최악의 사례”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피난처가 아니다”라며 “이기적인 여행을 하는 관광객은 필요 없다. 제주로 여행을 오는 사람은 청정제주를 사랑하고 다른 사람을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역 당국은 이 유학생을 상대로 법적 조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 제주=연합뉴스

SNS에서는 “유학생들이 단순히 해외에서 한국으로 입국한 걸로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한국으로 왔으면 자가격리 2주는 다른 사람들을 위한 아주 최소한의 예의가 아닌가”(su***********), “유학생 혐오하지 말라고 화내시는 분들 있는데 지금 사람들이 화 난 건 유학생들이 돌아와서가 아니라 본인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14일동안 집에서 지켜보지 않고 여기저기 놀러 다녀서 사람들에게 감염에 대한 위험을 주었기 때문”(pu*****) 등 반응이 잇따랐다. 이들은 입국 후 주로 자택에만 머무른 유학생들도 있다는 점을 들며 유학생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전 국민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현 시점에 유학생 등 해외 입국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감염증이 확산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 누리꾼(io*******)은 “국민 대부분이 마스크 끼고 주말 유흥도 포기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지키고 있다. 유학생 등 해외에서 입국한 이들도 현재 대한민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룰을 잘 따라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누리꾼(al***)은 “단순히 유학생이라서 비난하는 게 아니다”라며 “이들은 해외 거주 당시 현지인과의 접촉, 비행기, 공항 등을 거쳤다. 국내에 있는 이들보다 감염 위험이 높은 게 사실 아닌가. 좀 더 경각심을 갖고 자가격리에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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