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출이 10% 넘게 감소한 데에는 반도체 불황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대기업 수출이 줄면서 무역의 대기업 의존도는 3년 만에 완화됐다.
26일 통계청과 관세청이 발표한 ‘2019년 기준 기업특성별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수출액은 5,412억달러로 전년 대비 10.3% 감소했다. 수출 기업은 1년 사이 9만7,400개(1.2%) 늘었지만, 금액은 크게 줄어든 것이다.
무역 비중이 큰 대기업 수출액이 3,476억달러로 전년 대비 13.5% 줄어든 여파로 풀이된다. 특히 반도체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영향이 컸다. 반도체를 포함한 자본재 수출은 18.3%나 감소했다. 석유화학 등 원자재 수출도 9.8% 줄었다. 반면 자동차 등 소비재 수출은 4.1% 증가했다.
중견기업 수출액은 2018년 대비 4.6% 줄어든 937억달러로 집계됐다. 중견기업의 경우 원자재(-8.7%)에서 감소폭이 컸으며, 소비재(-2.2%)와 자본재(-2.6%) 수출도 골고루 줄었다. 중소기업 수출액은 1,000억달러로 전년 대비 3.3% 감소했다. 원자재(-6.1%)에서 감소폭이 가장 컸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출액이 줄면서 상위 수출기업의 무역집중도는 3년 만에 완화됐다. 대기업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4.2%로 전년(66.6%) 대비 2.4%포인트 하락했다. 그 전까지 대기업의 수출집중도는 △2016년 64.2% △2017년 66.3% △2018년 66.6%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였다.
대기업 중에서도 수출 상위 10대 기업의 수출액은 1,875억달러로 전체의 34.6%를 차지했다. 2018년(37.9%) 보다 3.3%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상위 100대 기업의 수출 집중도 역시 2.6%포인트 하락한 3,105억달러로 집계됐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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