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성적 갈수록 좋아져…비관은 금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김재환 교수

췌장은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3대 영양소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에 대한 소화효소를 모두 분비하는 장기이며, 소화 기능과 함께 몸 속 혈당을 조절하는 내분비 기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크기는 약 15cm 정도로 위 뒤편에 위치하면서 십이지장과 연결된 가늘고 긴 장기입니다.

췌장과 십이지장.

과거에 비해 건강에 대한 관심과 의학정보가 많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췌장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건강검진 보편화 및 의학정보를 통한 자각 증상으로 췌장 질환을 의심해 병원을 찾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이 바로 췌장암인데요. 췌장암, 대표적인 증상은 무엇이고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까요?

◇췌장암 발병률, 10만명 당 약 13명 꼴

2017년 기준으로 췌장암은 국내에서 7,032명에게 발생해, 주요 10대 암 중에서 8위의 발생률을 기록했습니다. 성별에 따라서는 남자 3,733명(10만명 당 14.6명) 여자 3,299명(10만명 당 12.9명)으로, 남자에게서 조금 더 많이 발생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최근에는 건강검진으로 여러 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췌장암에 대해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검진의 효과가 아직 입증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언제 췌장암을 의심하고 병원에 가봐야 하는 걸까요?

◇췌장암의 대표적 증상...명치, 좌상복부 및 옆구리 통증

췌장암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복통과 복부 반대쪽인 등으로 뻗치는 통증이 있습니다. 통증은 해부학적인 위치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는데, 췌장 머리 부위에 암이 있을 경우에는 명치(오목가슴) 부위에 통증이 주로 나타나고, 췌장 꼬리 부위에 암이 있을 경우에는 좌상복부나 옆구리에 통증이 나타납니다. 담석에 의한 통증처럼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기 보다는 기분 나쁜 통증이 지속되는 것도 췌장암 통증의 특징입니다. 등 통증도 췌장암의 증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등은 워낙 우리 몸에서 넓기 때문에 등 중에서도 명치 맞은편이나 좌측 옆구리 통증이 아닌 젖꼭지 부위 위쪽 반대편 등이나 허리부위의 통증은 췌장암으로 인한 통증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췌장의 구조.

췌장암의 또 다른 대표적 증상인 황달은 췌장 머리 부위에 암이 생기는 경우 주변 담관을 폐쇄해 나타나게 됩니다. 생각보다 피부색 변화로는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소변색이 홍차나 콜라처럼 붉거나 검게 변하거나, 눈 흰자위가 노랗게 변색되면서 잘 조절되지 않는 간지럼증이 동반된다면 황달을 의심해보아야 합니다. 특히 황달은 췌장암이 아니더라도 중증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식욕저하를 동반한 체중 감소 역시 췌장암을 포함한 소화기 암의 특징적인 증상입니다. 다이어트나 운동, 다른 질환으로 인한 식사량 감소가 아닌, 원인 불명의 식욕 저하에 의해 수주에서 수개월 이내 평소 체중의 10% 이상 감소한다면, 췌장암을 포함한 다른 암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병원을 방문할 것을 권유해 드립니다. 다만, 1~2㎏ 정도의 경한 체중 감소는 큰 의미가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잘 조절되던 당뇨가 특별한 이유 없이 조절이 되지 않을 경우에도 췌장암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담당 주치의와 상의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한편 최근 건강검진에서 췌장 낭성종양(낭종 혹은 물혹)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낭성종양 중 일부는 암으로의 진행 가능성이 있으므로 진료를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금연·금주하고 비만 조심해야

흡연은 가장 잘 알려진 췌장암의 위험 인자로, 비흡연자에 비해 췌장암 발병 위험을 약 2배 이상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심지어 금연 후에도 약 10년간은 비흡연자에 비해 췌장암 발병 위험이 무려 75%나 높을 정도로 오랜 기간 악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금연은 췌장암을 예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생활습관 개선입니다.

음주는 그 자체가 췌장암의 위험 인자는 아닙니다. 하지만 음주로 인한 만성 췌장염이 발생한 경우, 췌장암의 발병 위험이 10~16배 높다고 알려져 있는 만큼 금주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그 밖에도 췌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다른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에 더해 당뇨와 비만을 주의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년생존률 상승 추세

대표적인 난치암으로 꼽히는 췌장암도 최근 몇 년 새 치료 성적이 개선되면서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까지는 약 8.5%로 10%를 밑돌던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이 2011~15년(10.8%) 처음 두 자릿수를 기록한 후로, 2012~16년에는 11.4%, 2013~17년은 12.2%로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과거에는 ‘췌장암=죽음’이라는 생각에 많은 환자들이 진단과 동시에 희망을 잃곤 했습니다. 하지만 췌장암은 비교적 흔한 질환도 아닌데다, 최근 개선된 치료 방법으로 수술이 가능해지는 사례들이 늘고 있으며, 수술이 불가능한 병기의 환자들도 생존기간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따라서 증상이 없는데도 흔하지 않은 췌장암에 대해 지나친 걱정을 하는 것은 좋지 않으며,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조기에 진료를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췌장의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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