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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 수입 힘들 것… 국내 연구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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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 수입 힘들 것… 국내 연구 서둘러야”

입력
2020.03.26 15:20
수정
2020.03.26 21: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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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주 교수 “효과 검증된 약은 미 정부가 국외 수출 막을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가 개발돼도 국내 수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가장 강력한 치료제 후보로 떠오른 렘데시비르의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기반을 둔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 환자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본사를 둔 미국 등 선진국들이 자국 수요를 우선할 경우, 한국 몫으로 돌아올 치료제가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 렘데시비르는 특허가 살아있어 복제약을 만들 수도 없다. 정부가 국내 의료계에 대한 지원을 늘려 치료제 개발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북대병원 의료진들이 음압격리병상에서 PAPR방호복을 입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를 치료하고 있다. 경북대병원 제공
경북대병원 의료진들이 음압격리병상에서 PAPR방호복을 입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를 치료하고 있다. 경북대병원 제공

학계에서는 다양한 신약 개발방식 가운데 기존 약물이 신종 코로나에 효과가 있는지 검증하는 ‘신약 재창출’이 가장 먼저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한다.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 치료제 개발과 관련해 정부가 추진을 승인한 임상시험 계획은 모두 4건이다. 길리어드가 당초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했던 렘데시비르와 관련해선 서울대병원 등 3건의 연구가 승인을 받았다. 또 서울아산병원이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정과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정의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다.

정부도 24일 신약 재창출 연구에 뛰어들었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추가경정예산 40억원을 확보해 민간 전문가들과 연구협력을 진행하는 한편 항체 치료를 개발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사용한 예방용 임상투여부터 칼레트라 등을 이용한 환자대상 임상시험 등이 포함된다. 백신 임상시험 등은 장기 계획이지만 2029년까지 올해 연구 예산 119억원을 활용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늦게 행동한 만큼 지원을 더욱 늘려서 한국 스스로 치료제를 개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ㆍMERS) 사태 때 국무총리 특별보좌관으로 활동했고 2009년 신종플루 유행 국면에서는 백신 개발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그는 “대한감염학회의 칼레트라 임상연구는 연구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자원봉사처럼 시작한 것으로 안다”면서 “국가 비상사태에는 국가가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마땅하다”라고 지적했다.

신약 재창출로 기존 약물의 신종 코로나 치료 효과를 확인하면 해당 약물은 의료계에서 치료제로 인정받게 된다. 대조군 실험 등을 통해 해당 약물이 환자의 중증도별로 어떤 효과가 있는지 과학적 근거를 확보해야 의료진이 적극적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렘데시비르의 효과가 검증되면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고 그러면 미국 정부가 해외 수출을 막을 것”이라면서 국내에서 적극적으로 다양한 물질을 시험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클로로퀸은 이미 특허가 만료됐고 국내에서도 복제약을 많이 생산하고 있어서 효과가 검증되면 널리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또 회복기 환자의 혈장을 이용해 만든 신약은 수출도 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정부는 대개 어떤 연구과제를 할당할 때 서로 비슷하면 하나만 허용하지만 이번 국면에선 달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 연구진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복안을 준비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어 “메르스 백신은 아직도 결과가 없다”면서 “신약 재창출 과제라면 다양한 약물과 연구진을 참여시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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