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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본 한국인] “역시 이불 밖은 위험해” 코로나19로 ‘뉴노멀’ 더 빨라졌다

입력
2020.03.27 18:00
수정
2020.03.27 18:4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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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두달, 달라진 일상]

일상 반경 좁아지며 생활 패턴도 변화

외출 줄며 카페 방문도 현저히 감소

커피 캡슐 시장 전년보다 153% 성장

지난 1월 20일 한국에서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후 두 달 남짓 지났다. 확진자와 사망자 숫자 같은 주요 정보에 촉각을 세우고 미국과 유럽을 포함해 전 세계로 퍼져가는 팬데믹 상황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19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롤러코스터처럼 엎치락뒤치락하는 시간인 만큼, 우리의 관심사와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삶의 모습도 다이내믹하게 변하는 중이다.

코로나19 관련 상황이 급변하면서 이에 대처하기 위한 다양한 방식의 응전이 나타났다. 필수품 쇼핑처럼 즉각적 반응에서부터 코로나19 위협을 능동적으로 극복하려는 소비 행동의 변화도 작지 않다. 코로나19를 겪고 있는 지난 두 달, 한국인의 삶의 모습을 다양한 데이터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Z세대는 위험 민감도 상대적으로 낮아

코로나19를 인식하는 방식과 인식에 따른 주요 대처 행동이 세대별로 차이를 보였다. ‘밀레니얼 세대’(26~40세)는 다른 세대에 비해 본인과 가족이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Z세대’(19~25세)는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동안 젊은 세대들이 상대적으로 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낮다는 내용의 경고성 보도가 많았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조사 결과이다.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한 대응 행동에서도 세대별 차이가 존재한다. 윗세대가 ‘마스크 착용’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과 달리, Z세대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손 씻기, 손 세정제 사용을 중심으로 감염을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나 대응 방식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방어를 넘어 타인을 고려한 건강 관리로.

사회적 거리두기,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질병관리본부가 권고하는 감염예방 수칙을 사람들이 충실히 지키면서, 마스크와 손 세정제 시장이 크게 확대됐다. 이와 같은 행동이 감염 예방을 위한 즉각적인 반응이라면, 이와 더불어 구강 내 청결, 입 냄새 관리 관련된 품목들도 동반 상승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장시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기 때문에 생긴 수요로 추측된다. 2020년 초기와 비교할 때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구강청정제는 35%(온라인 판매량 기준), 캔디류는 25% 판매량이 성장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사람들이 바이러스의 위협에 맞서 즉각적인 방어 행동을 수행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한 건강 관리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집에서 먹고, 마시고, 놀기

배달음식과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성장은 최근 몇 년간 한국 사람들의 음식 소비 패턴에서 나타난 중요한 현상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외식을 하기 어려운 상황은 이런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배달 앱 사용률, 간편식을 포함한 비축형 식품군과 식자재 판매 전반이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외식만이 아니라 카페 이용도 줄어들었기 때문에, 집 안에서 카페 수준의 커피를 즐기고자 하는 적극적인 소비도 나타나고 있다. 커피 캡슐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153% 성장률을 보여 집에서의 식사는 물론 ‘홈 카페’까지 이어지는 식음료 소비 패턴이 만들어졌다.

또 개학 연기, 학원 휴원, 재택근무 등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자, 가정 내 TV 시청 시간도 늘어나고 있다.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월 4주차부터 3월 1주차 사이의 TV 시청률 변화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TV 시청 시간 상승세로 이어졌는데, 코로나19 위기 경보 격상 시점인 2월 4주차에 특히 개인 시청 시간이 10.6% 증가했다. 주말 시청률은 2월 3주차부터 상승세를 보였으나 사태가 장기화하고 주말 활동이 일부 재개되며 3월 1주차부터 낮 시간대 시청률이 다소 감소하는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뉴노멀 라이프스타일 가속화

코로나19의 롤러코스터 속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상황을 받아들이고, 또 헤쳐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현상들이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에는 어떤 형태로 우리 삶의 모습을 만들어갈지 궁금하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나타난 소비 패턴은, 사실 완전히 새로운 형태라고 하기보다, 최근 몇 년간 나타나고 있는 ‘홈코노미’, 가구 소형화에 따른 ‘편의식 성장’ ‘온라인 채널 성장세’ ‘재택’과 같은 현상을 가속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방향이 바뀌었다기보다는 속도를 높여 ‘라이프스타일’로 가고 있는 듯하다. 집 안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삶의 반경이 줄어드는 것에 따른 불편함과 우울함을 이겨내기 위해 이런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뉴노멀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

강경란(닐슨코리아 상무, 포스텍 데이터사이언스포럼 기획위원)

한국일보-포스텍 사회문화데이터사이언스연구소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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