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수 전년比 85%감소해 역대 최저치
신작 개봉 연기하고 극장 대신 넷플릭스로
코로나19 확산으로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내 영화관 주변이 한산하다. 왕태석 선임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문을 닫는 휴업에 돌입한 영화관이 늘고 있다. 영화관을 찾는 관객 수가 예년보다 85% 가량 감소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영화계에서는 “절체절명의 위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GV는 이번 주말부터 35개 극장의 문을 닫기로 했다. 직영 극장 116개 가운데 30%가 휴업에 들어간 것이다. 서울과 경기에서는 대학로점, 명동점 등 12곳이 잠시 문을 닫는다. CGV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일부 극장의 영업을 중단하게 됐다”고 공지했다. 정상 영업을 하는 극장에 대해서도 일부 상영관만 운영하는 ‘스크린 컷오프’를 시행한다. 상영 회차도 CGV용산아이파크몰, 왕십리, 영등포점을 제외한 모든 극장에서 3회차(9시간)로 축소 운영했다.

이 같은 조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영화 관객수가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영화 관객수는 하루 2만5,000명 수준으로 집계가 시작된 200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주말이었던 지난 21~22일에도 전국 극장 관객 수는 13만4,925명에 불과했다.

관객들의 발길이 뜸해지자, 주요 신작들의 개봉 연기도 이어지고 있다. 영화 ‘파수꾼’을 연출했던 윤성현 감독의 신작으로 관심을 모았던 ‘사냥의 시간’은 아예 극장 개봉 없이 넷플릭스 공개를 선택했다. 한국 신작 영화가 넷플릭스로 직행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신작이 사라진 극장가는 재개봉작이 채우고 있다. 4년 만에 재개봉한 영화 ‘라라랜드’는 전날 9,906명을 동원했는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코로나19가 영화산업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영화계에서는 정부의 긴급 지원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영화감독조합 등 영화계 각종 단체와 CGV 등 극장들은 “한국 영화산업은 지금 그 깊이조차 알 수 없는 심연 속으로 끌려들어 가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고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 영화발전기금을 활용한 긴급 지원과 금융 지원, 지원 예산 편성을 요구했다.

이들은 “영화산업 위기는 결국 대량 실업 사태를 초래하고, 이로 인해 한국 영화의 급격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게 명약관화하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 영화산업은 정부 지원에서 완전히 외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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