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제도를 개혁할 힘을 갖기 위해 이번 한 번만 타협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깊이 반성한다.” (장혜영 정의당 청년선거대책본부장)
4ㆍ15 총선에 나서는 정의당 청년 후보들이 25일 ‘조국 사태’에 대한 반성문을 내놨다. 정의당은 지난해 기득권 옹호 논란 속에서도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임명에 사실상 찬성해 내홍에 휩싸였다. 청년 후보들은 당시 상황을 ‘선거법 개혁을 위한 타협’이었다고 규정하는가 하면 ‘모르는 사이 거대 양당을 닮아갔다’고 자성했다.
각성의 목소리가 쏟아진 건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청년선거대책본부 출범식이다. 장 선대본부장은 모두 발언에서 “정의당은 (지난해) 조 전 장관 임명에 단호한 입장을 밝히지 못했다”며 “약자들을 잘 대변하기 위해서는 더 크고 영향력 있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선거 제도를 개혁할 힘을 갖기 위해 이번 한 번만 타협하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힘이 없으니까 타협하는 것이 아니라 더 치열하게 싸웠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정의당을 믿고 지지해 주실 수 있을 것”이라며 “청년 정치인인 저희가 깊이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내부 인사가 당시 행보를 ‘선거법 개정을 위한 타협’으로 공개 규정한 것은 처음이다.
장 선대본부장은 이날 모두 발언을 여러 청년 후보의 중지를 모아 작성했다고 강조했다. ‘다시 정의당답게!’를 슬로건으로 공개한 그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우리가 비판해온 거대 양당들의 모습을 닮아간 것을 반성한다”며 “정의당의 모습을 (청년) 우리들 손으로 다시 만들겠다”고 했다.
이날 사과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정의당이) 이제야 제 자리로 돌아온다”는 평을 내놨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쓴 글에서 “조국과 각을 세우면 득표에는 불리할 것이지만 할 수 없다. 진보의 원칙과 가치를 몇 석의 의석과 바꿀 바에는 차라리 다 민주당에 들어가는 게 낫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앞서 ‘조국 사태’에 대한 정의당의 태도에 실망감을 표하며 지난 1월 탈당했다.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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