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시약 개발업체 찾아 격려… “글로벌 공조 새 모범 만들자”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시약 개발업체를 찾아 격려했다. 이 업체들은 한국이 코로나19 방역 모범국가로 각광 받는 과정에서 1등공신 중 하나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진단키트 지원을 요청한 사실도 공개하며 “정부가 (진단시약) 수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송파구에 있는 진단시약 개발업체 씨젠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은 빠른 검사와 바른 확진, 빠른 격리와 빠른 치료, 여기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검사 정확도까지 더해져 방역에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씨젠 외에 코젠바이오텍, 솔젠트, SD바이오센서, 바이오세움 등 진단시약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업체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발빠른 진단시약 개발이 한국의 코로나19 대응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점을 거듭 언급했다. “여러분의 혁신적 노력과 의료진 헌신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해 가고 있다. 진심으로 감사하다”고도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씨젠은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인 1월 16일 진단시약 개발에 착수했다. 코젠바이오텍은 같은 달 10일 개발에 뛰어들어 최초로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현재 5개 기업이 생산하는 코로나19 진단키트는 하루 13만 5,000명 분량이다. 문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우리의 코로나19 방역은 여러분들로부터 시작된다”고 격려했다.
마스크 공급 파동으로 질타를 당했던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이날만큼은 신속한 행정처리 때문에 칭찬을 받았다. 긴급사용승인제도를 통해 민간업체들이 개발한 진단시약 조기 상용화 길을 열었던 덕이다.
특히 설 연휴가 끝나던 1월 27일 서울역 회의실에서 열린 질병관리본부와 진단시약 개발업체의 회동이 오늘의 성과를 만든 초석이 됐다는 평가다. 정부는 앞서 중국이 코로나19 원인 병원체를 발표한 1월 7일 이전에 진단분석법 구축을 시작했고, 검사 속도를 기존 1~2일에서 6시간으로 단축하는 새로운 검사법을 개발ㆍ공유해 민간업체를 뒷받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현장에서는 코로나19 특수에 대한 바람도 확인됐다. 특히 진단키트 해외 수출이 한국 바이오산업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았다. 정부 차원의 수출 지원도 예고했다. 문 대통령은 “진단시약 공식 요청국이 많다”며 “어제 트럼프 대통령도 진단키트 등 방역 물품들을 긴급히 지원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글로벌 공조에서도 새로운 모범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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