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명 3명ㆍ탈당 4명 비례당 파견 “투표용지 앞쪽 가야 편해”
시민당 공동대표 만난 이해찬 “사돈 만난 듯, 물심양면 지원”
더불어민주당 불출마 의원들의 당적을 연합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으로 옮기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의총)가 열린 25일 이인영 원내대표와 윤후덕 원내수석부대표가 총회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한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5일 현역 비례대표 의원 3명을 제명했다. 지역구 의원 4명은 탈당계를 냈다. 4ㆍ15 총선 정당투표에서 더불어시민당 기호를 앞쪽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의원 꿔주기’ 수순에 돌입한 것이다. 미래통합당이 미래한국당을 만들어 현역 의원을 파견할 당시 ‘꼼수’ 라고 비난해 놓고 같은 ‘꼼수’를 따라 한 것이다. 꼼수를 정당화하려는 ‘말 바꾸기’ 논란도 연일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소집해 심기준ㆍ제윤경ㆍ정은혜 의원 제명 건을 의결했다. 비례대표 의원들의 경우 탈당을 하면 자동적으로 의원직을 상실한다. 때문에 ‘의원 꿔주기’를 위해서 제명 조치를 먼저 밟은 것이다. 의총 직후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에서 제명해서 당적을 옮기는 것으로 의사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지역구 의원 중 이종걸ㆍ신창현ㆍ이규희ㆍ이훈 의원 등 4명도 탈당계를 내 이르면 26일 더불어시민당에 입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시민당은 일단 의원 7명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정당 관련 말 바꾸기

‘의원 꿔주기’를 실행에 옮기면서 민주당은 또 다시 “말을 바꿨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지난달 6일 박 원내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의원 꿔주기 형식의 꼼수를 동원해, 비례대표 투표용지상 앞 번호를 배정 받는 것을 전략으로 내세웠다”고 통합당을 비판했다. 당시 민주당은 소속 의원의 미래한국당 이적을 권유한 황교안 통합당 대표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하지만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례정당에 의석(현역 의원)이 없으면 (순번이) 20번이 될지, 30번이 될지도 모른다”며 “어느 정도의 의석을 갖춰 투표용지 앞쪽에 올라오는 것이 당을 찾기에도 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통합당은 (의원) 이적만이 아니라 창당을 주도했다. 저희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말 바꾸기’ 논란은 이 뿐만이 아니다. 미래한국당을 겨냥해 “공직선거법 개정 취지에 반한다”며 선거법을 근거로 비례정당을 비판한 이해찬 대표는 이날 “민주당은 선거법과 정당법이 허용하는 한도까지 물심양면으로 더불어시민당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 선거법의 취지는 외면한 채, 자신들의 상황에 따라 유리하게 해석하는 이중적 모습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소속 의원 파견에 돌입한 이해찬 대표는 이날 더불어시민당 우희종ㆍ최배근 공동대표를 만나 ‘형제당’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사돈을 만난 것 같다”고 친밀함을 표시했다. 또 “더불어시민당은 민주당 전 당원 투표를 통해 참여한 유일한 연합 정당”이라고 힘을 실어 주기도 했다. 이에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들도 “종갓집을 찾아온 느낌”이라며 화답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민주당 출신 손혜원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이 주도해 만든 열린민주당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민주당 명칭을 쓰는 당이 있는데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참칭하는 것에 불과하며 정치 도의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민주당 내부에서는 열린민주당의 등장으로 표가 분산돼 비례대표 의석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날도 정 전 의원은 “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는 열린(민주당), 지더비열이 좋다”며 “지더비열을 퍼트리자”고 민주당과 관계를 강조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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