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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쯤이야” … 알고도 공천하는 뻔뻔한 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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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쯤이야” … 알고도 공천하는 뻔뻔한 여야

입력
2020.03.25 19:30
수정
2020.03.26 00:1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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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주ㆍ무면허 운전 전과 후보, 민주당 25건 통합당 13건 

 주진형 이어 허은아도 음주운전… 4명은 두 차례나 적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22일 서울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경선 참가자 공개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22일 서울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경선 참가자 공개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4ㆍ15 총선에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하는 열린민주당의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대표와 미래한국당 허은아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 소장이 음주운전 전과에도 불구하고 공천을 받았다. 두 당은 이들의 음주운전 전력을 공천 심사과정에서 인지하고도 공천을 강행했다.

주 전 대표는 2007년쯤 음주운전으로 운전면허를 정지당한 사실을 공천심사 과정에서 공개하고도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인 6번을 받았다. 그는 25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회의원에 나오는 데 (음주운전이) 그렇게까지 대단한 결격 사항은 아니다”라며 “음주운전에 대한 판단은 결국 당원이나 국민이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음주운전을 사실상의 살인 미수로 보고 처벌을 대폭 강화하려는 사회 분위기와 동떨어진 인식이다. 손혜원 열린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도 24일 KBS 라디오 인터뷰서 “12년 전에 단 한번 음주운전에 걸렸던 부분이다. 공관위원들은 너무 당연히 문제가 없다고 판단을 했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주 전 대표를 감쌌다.

허은아(오른쪽)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장이 지난 1월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입당 환영식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은아(오른쪽)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장이 지난 1월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입당 환영식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한국당에서 비례대표 19번을 받은 허 소장은 2006년과 2009년 음주운전이 적발돼 각각 100만원과 2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영입한 그는 한선교 전 대표 체제의 미래한국당 공천에서 탈락했다가 23일 다시 공천을 받았다. 19번은 당선이 가능한 순번이다. 허 소장은 25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여러모로 심려를 끼쳐드려 너무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앞으로 더 바른 마음 가짐으로 책임 있는 처신을 다하겠습니다”며 후보 사퇴는 거부했다. 염동열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도 “허 소장이 두 차례 음주운전을 했지만 11년도 더 된 일이고 그 뒤에 반복되지 않았다”며 “공천 면접 때 토론을 거쳐 구제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음주운전을 만만하게 보는 것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지난 15일 기준으로 더불어민주당과 통합당의 지역구 공천 확정자 414명에 대한 전과 경력을 분석한 결과, 음주운전ㆍ무면허운전 전과가 38건에 달했다. 민주당이 25건, 통합당이 13건이었다. 민주당의 이용선(서울 양천을), 이상호(부산 사하을), 김철민(경기 안산상록을), 이후삼(충북 제천단양) 후보 등 4명은 음주운전 전과가 2번씩이었다.

음주운전에 대한 각 당의 느슨한 공천 기준도 문제다. 민주당은 ‘선거일 전 15년 이내 3회 이상, 최근 10년 이내 2회 이상 음주운전 적발 시’ 공천 부적격자로 분류한다는 방침이고, 통합당은 ‘2003년 이후 총 3회 이상 위반하거나 뺑소니 운전·무면허 운전 전력이 있는 경우’ 공천에서 배제한다. ‘과거는 잊어 주겠다’는 태도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고위 공직자들의 음주운전 문제를 걸러내고, 음주운전 방지를 위한 법안을 만들어야 하는 입법부가 스스로의 과오에는 지나치게 너그럽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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