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JTBC 사장이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금품 요구에 응했다고 밝혔다.
25일 JTBC 측은 ‘박사방 조주빈 발언에 대한 JTBC 손석희 사장의 입장을 밝힙니다’라는 제목의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이날 검찰 송치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취재진 앞에서 손 사장의 이름을 언급한 이유를 밝혔다.
앞서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박사’로 활동하며 여성 70여명을 협박 및 강요해 촬영한 영상물을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조주빈은 이날 검찰 송치 전 포토라인에 등장해 취재진 앞에서 “손석희 사장님 등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손 사장의 이름에 대중의 관심이 집중됐고, 경찰은 손 사장 등이 조주빈으로부터 사기 피해를 입은 바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손 사장은 “박사방 조주빈은 당초 손석희 사장에게 자신이 흥신소 사장이라며 텔레그램을 통해 접근했다. 그리고 ‘손사장과 분쟁 중인 K씨가 손사장 및 그의 가족들을 상대로 위해를 가하기 위해 행동책을 찾고 있고 이를 위해 본인에게 접근했다’고 속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직접 K씨와 대화를 나눈 것처럼 조작된 텔레그램 문자 내용을 제시했다”고 조주빈이 손 사장에게 접근했을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조주빈이 제시한 텔레그램에는 ‘K씨가 손석희 사장이나 가족을 해치기 위해 자신에게 이미 돈을 지급했다’는 내용들이 있었다. 텔레그램 내용은 매우 정교하고 치밀하게 조작돼 있어서 이를 수사하던 경찰마저도 진본인 줄 알 정도였다. 이 때문에 한동안 손석희 사장과 가족들은 불안감에 떨었다. 이미 손석희 사장의 가족들은 ‘태블릿 PC’ 보도 이후 지속적인 테러 위협을 받은 바 있어 늘 민감할 수 밖에 없었다”고 조주빈이 제시한 거짓 증거에 손 사장의 가족들이 정신적 피해를 입었음을 밝혔다.
또 “그와 별개로 손석희 사장은 아무리 K씨와 분쟁중이라도 그가 그런 일을 할 사람이라고는 믿기 어려워 ‘사실이라면 계좌내역 등 증거를 제시하라’고 했습니다. 이에 조주빈은 금품을 요구했고, 증거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손석희 사장이 이에 응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러나 조주빈은 결국 요구한 증거들을 제시하지 않고 잠적한 후 검거됐다”며 “위해를 가하려 마음먹은 사람이 K씨가 아니라도 실제로 있다면 설사 조주빈을 신고해도 또 다른 행동책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에 매우 조심스러웠고, 그래서 신고를 미루던 참이었다. 정말 혹여라도 그 누군가가 가족을 해치려 하고 있다면, 그건 조주빈 하나만 신고해선 안 될 일이었다. 그래서 더 근거를 가져오라고 했던 것이기도 하다”고 금품 요구에 응했던 배경과 신고를 미룰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더불어 손 사장은 “물론 흥신소 사장이라고 접근한 사람이 조주빈이라는 것은 검거 후 경찰을 통해 알게 됐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JTBC 측은 “JTBC는 손석희 사장과 그 가족의 입장을 이해하고 지지하며 향후 대응 역시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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