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후 경기 광주시 오포읍행정복지센터에 노인과 작은 가방을 맨 남매 등 3명이 나타났다. 직원들은 ‘왜 왔지?’ 라며 어리둥절해 하는 순간 남매는 매고 있던 가방을 슬그머니 내밀었다. 가방 안에는 삐뚤빼둘 손글씨로 쓴 편지와 10원짜리 동전에서부터 1,000원짜리와 5,000원짜리 지폐 등 모두 10만원이 들어 있었다.
편지 내용은 “안녕하세요. 저는 한아람초등학교 3학년입니다. 코로(코로나) 때문에 학교를 못 가서 친구들도 보고 싶어요. 코로나가 빨리 없어져서 학교를 가고 싶습니다. 저금통 열어서 가지고 왔습니다 마스크 사셔서 마스크 못사는 댁에 전해주세요”라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 온 할머니는 “너무 어려운 시기인데 아이들이 돕고 싶어 해 함께 왔다”며 자신은 물론 아이들의 신상 모두 비밀로 해달라며 유유히 빠져나갔다.
시 관계자는 “당시 직원들은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환한 미소가 피었다”며 “아이들이 건넨 10만원은 사회공동모금에 전달하기로 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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