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를 준비하는 총수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경기 수원시 삼성종합기술원을 방문해 미래 기술 개발을 점검하는 것으로 올해 다섯 번째 현장 행보를 이어갔다. 사진은 이 부회장이 지난 19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방문한 모습. 삼성전자 제공

“한계라고 생각될 때 벽을 넘자.” “버티자는 태도는 버리자.” “위기 이후가 더 중요하다.”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비상경영 행보에 한창이다. 이들이 임직원 앞에서 공통적으로 꺼내든 화두는 ‘미래’와 ‘혁신’이다. 전례 없는 지금의 위기에 매몰되지 말고 코로나19 이후 상황을 내다봐야 한다는 인식을 보여준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5일 경기 수원시 삼성종합기술원을 방문했다. 그의 현장경영은 지난 19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 방문 이후 6일 만으로 삼성종합기술원이 미래사업 육성을 위한 기초연구와 핵심 원천기술 선행개발을 담당하는 조직이라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이 부회장은 신기술 연구개발 현황을 보고 받은 뒤 “한계에 부딪쳤다고 생각될 때 다시 한 번 힘을 내 벽을 넘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이어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국민의 성원에 우리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은 혁신”이라고 당부했다.

최태원 SK 회장이 24일 화상으로 열린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SK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전날 스펙스추구협의회 화상회의에서 새로운 안전망 구축을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을 보면서 SK가 짜놓은 안전망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잘 버텨보자’는 식의 태도를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씨줄과 날줄로 안전망을 짜야 할 시간”이라고 밝혔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그룹 주요 관계사 최고경영자(CEO)들의 협의기구로, 최 회장은 참석 대상이 아님에도 회의 후반부에 등장해 메시지를 전했다.

최 회장이 ‘안전망’을 강조한 것과 관련해 SK 측은 “우리가 코로나 대응을 위해 경기 지역 연수원과 인천 SK무의연수원을 임시생활시설로 제공했듯이, 고객ㆍ비즈니스 파트너는 물론 사회와 함께 SK가 보유한 자원과 인프라 등을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고 실행에 옮기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회의에서 한 달 이상 직접 재택근무를 하면서 느낀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재택근무로 생활 패턴에 큰 변화가 생긴 워킹맘을 예로 들며 “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데이터 축적 등을 통해 체계적인 워크 시스템으로 정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도 전했다.

롯데 신동빈 회장. 롯데 지주 제공

신동빈 회장도 같은 날 화상으로 비상경영회의를 소집해 주요 임원진들과 경영 전략을 논의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가 요동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면 그룹 전 계열사들이 국내외 상황을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사업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지금도 위기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가 더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위기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의 비즈니스 전략을 효과적으로 변화시켜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의 발언은 최근 롯데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사업 전반의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으로 확대해 속도를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롯데는 이른바 ‘언택트(비대면)’ 소비 방식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온라인 쇼핑몰에 비해 다소 소극적이었던 언택트 마케팅이 코로나19를 계기로 짧은 시간에 확산하면서 향후 업계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예상에서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제2, 제3의 감염병 사태가 와도 대응할 수 있도록 사업적으로 상당한 변화가 담긴 전략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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