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누리꾼들 “반일에 한국 정부 세금 투입 안돼”
한국에선 크라우드펀딩 목표 300% 넘기며 큰 호응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역사와 아픔 알리기 위해 제작 중인 게임 ‘웬즈데이’를 놓고 일본 누리꾼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해당 게임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받은 것을 두고, 정부가 반일을 조장하는 게임에 세금을 투입했다며 비난에 나선 것이다.
일본의 보수적 성향의 주간지 ‘주간신조’(週刊新潮) 최신판은 ‘한국이 세계를 대상으로 출시하는 ‘위안부 게임’에 1억원 넘는 공공비용 투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기사는 우선 게임 제작비에 투입된 2억원 가운데 콘텐츠진흥원이 1억2,000만원을 지원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와 관련 이상철 류코쿠대 교수는 “게임에 정치를 끌어들이는 것 자체가 한국의 비정상을 드러내고 있다”며 “위안부 문제는 규명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남아있는데 이를 게임으로 만드는 것은 당사자에게도, 역사에게도 실례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이는 한국의 역사교육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시사평론가 오로타니 카츠미(室谷克実)는 유대인수용소를 참고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나치의 유대인 수용소와 위안부는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 누리꾼들은 “내심 인권은 뒷전이고 하고 싶은 것은 반일이다”(toy*****), “공공비용 투입에 대해 일본 정치가들은 이웃나라에 의견을 구해야 한다.”(hsn*****), “거짓말과 선전으로 위안부를 돈 벌이로 활용하고 있다.”(mk_*****)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반면 국내에서는 이달 초까지 게임 제작비 마련을 위해 진행한 크라우드펀딩에 3,551명이 몰리며 목표금액(3,000만원)의 318%를 초과 달성, 8월 14일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펀딩 성공률에 따라 언어 제작을 다양화하기로 했는데 300%를 초과 달성함으로써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독일어, 네덜란드어 번역까지 제공키로 했다.
게임명 ‘웬즈데이’는 매주 수요일 서울 종로구의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정기 수요집회에서 이름을 따왔다. 게임 속 주인공 ‘순이’ 할머니가 1992년과 1945년을 오가며 친구들을 구해내기 위해 일본군의 전쟁 범죄와 관련한 단서들을 수집, 추리하도록 설계됐다. 게임 속 사건과 장소, 사람들의 행동 등을 접하면서 역사적 사실을 간접적으로 습득하게 한 게 특징으로 콘텐츠진흥원의 ‘2019 기능성 게임 제작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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