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일까지 필리핀 다녀온 뒤 서울서 확진 판정 받은 환자 11명
유럽, 미국 이어 세 번째로 많아
유럽과 미국뿐 아니라 필리핀을 다녀온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해외발 유입’이 신규 발병의 주요 원인으로 떠오르면서 미국과 유럽뿐 아니라 해외 입국자 전원에 대한 자가격리 조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시가 25일 오전 10시에 발표한 신규 확진자 감염 경로를 보면 주로 해외 유입이었다. 하룻밤 사이 늘어난 신규 환자 수 12명 중 8명이 역학조사 결과 해외에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제 환자의 66%에 해당하는 수치다.
서울 확진자 중 해외발 유입 경로는 넓어지는 추세다. 이날 발표된 해외 유입 관련 환자 8명을 방문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이 5명으로 가장 많았고, 필리핀이 2명, 영국 1명, 남미 1명 순이었다. 유럽과 미국뿐 아니라 동남아시아와 남미 입국자도 안심할 수 없다는 얘기다.
특히 필리핀발 유입이 ‘복병’이었다.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서울에서 확인된 해외 유입 관련 확진자 중 필리핀에 다녀온 뒤 1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외 2명이 필리핀을 다녀온 뒤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8791번)와 밀접 접촉차로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2차 감염까지 고려하면 24일 동안 서울에서 필리핀 관련 환자가 13명이 발생한 것이다. 유럽(26명)과 미국(15명) 관련 발병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이렇게 해외발 입국자 감염 경로가 넓어지다 보니 보건당국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도 비상이 걸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시청청사에서 연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이제 방역의 중심은 해외 입국자로 옮겨가야 한다”며 “미국을 포함한 전체 외국 입국자의 자가격리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현재 정부는 유럽과 미국에서 귀국한 입국자만 2주간 자가격리를 하는 안을 방역 정책으로 내놨다.
이날 오전까지 서울에서 발생한 해외 유입 관련 환자수는 66명이다. 수도권 최대 집단 규모 발병 사례인 구로구 콜센터(95명) 관련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서울 총 환자수는 348명으로 집계됐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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