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을 협박해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미성년자 등 성 착취 영상을 제작해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씨가 신상공개 결정 이후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25일 오전 8시 조씨는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서면서 1층 현관 포토라인에 섰다. 이날 목에 깁스를 하고 정수리에 밴드를 붙이고 나타난 조씨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맨 얼굴을 그대로 공개했다.

피해자들에게 할말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하면서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범행에 대해 후회하지 않나’, ‘걸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나’, ‘범행대상이 미성년자인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느냐’와 같은 질문에 대해선 묵묵부답이었다. 조씨는 30초 정도 포토라인에 선 뒤 곧바로 준비된 차를 타고 종로경찰서를 빠져나갔다.

종로경찰서 앞에서 대기 중이던 여성ㆍ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라”, “26만 가입자 전원 엄벌하라”, “박사는 시작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조씨에게는 아동청소년보호법 위반(아동음란물제작) 및 강제추행ㆍ협박ㆍ강요ㆍ사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개인정보 제공),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등 7개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는 74명, 미성년자는 이 중 16명이다.

서울경찰청은 전날 오후 2시께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조씨의 얼굴과 이름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그가 피해자에게 사과의 입장을 밝히면서 별안간 “손석희 사장님, 윤장현 시장님, 김웅 기자님을 비롯해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한 것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된다. 김웅 라이언앤폭스 대표는 2019년 1월 손석희 JTBC 전 사장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사이다.

조씨는 박사방 회원들에게 여러 차례 본인이 손 전 대표와 친분 관계가 있고, 이를 계기로 당시 사건의 핵심 증거인 주점 내부 폐쇄회로(CC)TV를 삭제했다고 말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또 윤장현 전 광주시장에 대해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돼 곧 사건이 터질 것”이라는 식의 유언비어를 퍼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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