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를 위한 의료장비 지원을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고 문 대통령이 설명하자 “오늘 중 승인이 될 수 있도록 즉각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ㆍ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잇따라 통화하고 26일 개최되는 주요20개국(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에서 기업인의 활동 보장 등 국제사회의 협력과 연대를 강화해 가기로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0시부터 23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코로나19의 국제적 확산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양국간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양 정상은 또 한미간 체결된 통화스와프가 국제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하는 매우 시의 적절한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산체스 총리와도 통화해 코로나19 방역 경험과 치료 임상 데이터를 공유하는 등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공조키로 했다. 아울러 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와 관련해 “각국 정상들의 단합되고 일치된 메시지가 세계에 발신돼야 한다. 방역과 경제 양면에서 국제 협력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되길 희망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산체스 총리는 스페인 내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해 한국 전염병 전문가와의 화상회의 개최 및 의료물자 지원 등을 요청하는 한편 “경제ㆍ보건 문제에 대해 각국이 통일적으로 대응해야 하고,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다자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화답했다.
뒤이어 G20 의장국 사우디의 모하메드 왕세자와 통화에서는 “인적 교류 제한은 불가피하지만 세계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하는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며 기업인의 경제활동 보장 필요성을 역설했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어떠한 문제에도 한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보건위기를 극복하고, 전 세계 성장 회복을 주도하는데 G20 국가의 역할이 크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13일 이뤄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 개최를 제안하는 등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국제공조체제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각국의 봉쇄정책 강화와 별개로 경제인 간 필수 교류는 지속할 수 있도록 해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 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20일에도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와 통화해 양국 경제인 간 필수 교류 필요성에 공감대를 끌어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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