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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간 ‘올림픽 특수’… 기업 마케팅 전략도 휘청

입력
2020.03.25 04:3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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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특별판 낸 삼성전자 등 글로벌 홍보 계획 차질 불가피

도쿄올림픽 연기로 국내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도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최상위등급 후원사인 삼성전자는 제품을 홍보할 기회를 잃었다. 사진은 평창올림픽 개막식 당시 슬로바키아 선수들 갤럭시노트8로 촬영하는 모습. 당시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전 선수단에 지급해 화제를 모았다. 삼성전자 제공
도쿄올림픽 연기로 국내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도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최상위등급 후원사인 삼성전자는 제품을 홍보할 기회를 잃었다. 사진은 평창올림픽 개막식 당시 슬로바키아 선수들 갤럭시노트8로 촬영하는 모습. 당시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전 선수단에 지급해 화제를 모았다. 삼성전자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7월 개막 예정이던 도쿄올림픽이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힘입은 판매 증진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뿐더러, 행사 후원 등을 통해 최신 기술과 신제품을 홍보하려던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진 탓이다.

2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사업 부문은 도쿄올림픽 연기로 마케팅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세계 TV 시장의 절반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두 회사는 도쿄올림픽을 통해 초고화질 프리미엄 제품인 8K TV 시장을 본격 확장할 계획이었다.

TV 시장은 그간 올림픽, 월드컵 등 4년에 한 번 열리는 대형 스포츠 행사 때마다 대형 제품이나 프리미엄 제품 판매량이 늘어나는 특수를 누려왔다. 일반 가정도 8~10년에 한번 꼴로 이러한 이벤트에 맞춰 TV를 교체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동반 효과가 났다. 실제 평창 동계올림픽과 러시아 월드컵이 열린 2018년 세계 TV 판매량은 전년 대비 600만대 이상 증가했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말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올림픽과 유로2020이 예정됐던 올해 TV 출하량이 2억2,548만대로 지난해보다 2.2% 늘어날 걸로 예측했다. 그러나 유럽축구연맹(UEFA)이 최근 유로2020을 1년 미루기로 결정한 데 이어 도쿄올림픽 역시 내년으로 늦춰지면서 이런 특수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국내 유일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최상위 등급 후원사(월드와이드 파트너)인 삼성전자는 더 씁쓸하다. 전체 80개 후원사 중 14개뿐인 월드와이드 파트너는 올림픽 관련 독점 마케팅 권한을 갖는데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게 된 탓이다.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스마트폰 신제품 공개 행사인 ‘언팩’을 개최하며 ‘갤럭시 S20플러스’의 도쿄올림픽 특별판을 공개했던 삼성전자는 올림픽 시즌에 맞춰 이 제품을 선수단 및 관계자에게 지급하고 일본 현지 판매를 병행하는 글로벌 홍보 전략을 짰지만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자동차 업계도 유럽 지역의 각종 축구대회와 리그 중단에 당혹감이 역력하다. 기아자동차와 한국타이어 등이 공식 후원하는 UEFA 주관 클럽대항전 ‘유로파리그’는 16강전이 진행되다 코로나19 사태로 일정이 중단됐다. 기아차는 5월 27일 폴란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맞춰 우승 트로피 전시와 함께 신차를 홍보하려 했지만 불발될 가능성이 크다.

또 현대차는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첼시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금호타이어는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04 레버쿠젠을 후원하고 있는데 이들 나라의 리그도 모두 중단된 상황이라 기대했던 홍보 효과를 못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가 위축된 상황에서 글로벌 마케팅까지 브레이크가 걸려 곤혹스럽다”고 한숨을 쉬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ko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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