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경영권 유지 청신호
한진그룹 경영권 다툼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법원이 분쟁 상대방인 ‘3자 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이 의결권 행사 범위와 관련해 신청한 가처분 신청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원의 결정으로 조 회장 측은 3자 연합보다 지분율이 8%포인트나 앞서게 돼 27일 열릴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유지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중앙지법은 24일 가처분 소송 공판을 열고 3자 연합이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 등이 보유한 지분 3.79%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달라”며 지난 12일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자가보험과 사우회가 조원태의 특수관계인 또는 공동보유자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앞서 3자 연합은 “자가보험과 사우회 모두 대한항공이 직접 자금을 출연했고 대한항공의 특정 보직 임직원이 임원을 담당하는 등 사실상 조 회장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단체”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또 반도건설이 지난해 주주명부 폐쇄 이전 취득한 한진칼 주식 485만 2,000주(지분율 8.28%)에 대한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신청도 수용하지 않았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지난해 말 조 회장과 만나 그룹 명예회장직 등을 요구한 점을 들어 “반도건설이 경영 참가를 위해 지분을 취득했다”는 한진칼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셈이다. 반도건설이 의결권 행사 제한을 받게 되는 지분은 3.28%다.
이로써 조 회장 측은 사우회 등의 지분(3.79%)을 더하게 됐고 3자 연합은 반도건설의 지분(3.28%) 행사가 제한돼 조 회장 측(37.24%)과 3자 연합(28.78%)의 지분율 격차는 8.46%포인트로 벌어지게 됐다. 법원 판단 전까지 캐스팅보트로 주목 받았던 국민연금(2.9%)도 양측 승패에 별다른 영향을 미칠 수 없는 형국이다.
재개 관계자는 “소송 결과에 따라 7%의 지분이 오갈 수 있다 보니 이번 결정을 앞두고 ‘법원이 한진칼 주총의 캐스팅 보트’라는 분석까지 나왔다”며 “3자 연합은 이번 소송 결과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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