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정상개최를 염두에 두고 올림픽을 준비하던 한국 선수단의 향후 일정에도 상당한 변동이 예상된다. 23세 이하(U-23) 연령제한이 걸려있는 남자축구의 경우 대회가 1년 미뤄졌을 경우 상당수의 선수가 출전자격을 잃을 수도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USA투데이는 23일(현지시간) 딕 파운드(78ㆍ캐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도쿄올림픽 연기를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파운드 위원은 “IOC가 보유한 정보상 연기가 결정됐다”며 “향후 조건들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대회가 7월 24일 시작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새로 정해질 개최시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올림픽 연기 시나리오 중에선 올해 가을 개최보다 1년 연기가 보다 현실적이란 게 국제사회 시각이다. 코로나19가 가을까지 진정되기 어려울 거란 시선이 많은 데다, 캐나다와 호주는 올해 올림픽이 열리면 선수들을 파견하지 않을 것을 선언했고 독일도 1년 연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올림픽을 연기할 때 우려됐던 걸림돌도 사라지고 있다. 세계육상경기연맹(IAAF)은 내년 8월 7~15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예정된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미룰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연기에 난색을 표해왔던 올림픽 중계권 보유사 NBC도 “IOC와 일본, 세계보건기구(WHO)의 어떠한 결정도 지지할 뜻이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올림픽을 준비해온 태극전사들의 훈련 일정 및 계획에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오선택 양궁대표팀 총감독은 “올해는 올해대로, 내년은 내년대로 선발전을 따로 개최할 방침”이라며 올림픽이 내년으로 연기되면 선발전을 다시 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70위로 올림픽 진출권에 걸친 권순우(23ㆍ당진시청)와 올림픽 2연패를 노리며 상반기 동안 세계랭킹을 끌어올린 여자골프 박인비(32ㆍKB금융그룹)도 랭킹을 확실히 끌어올릴 기회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U-23 대표팀을 꾸려야 하는 남자축구의 경우 대회가 내년으로 연기될 경우 현재 23세인 주전급 선수들의 참가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병역특례가 걸린 메달 획득 기회를 날리게 되는 셈이라 선수들로선 도쿄 대회에 한해서라도 U-24 대표팀을 꾸릴 수 있길 바라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워낙 예민한 부분이라 출전 자격에 대해 섣불리 예단조차 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IOC 등 유관단체의 결정이 내려진 뒤 논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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