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메신저 프로그램 텔레그램에서 대화방(박사방)을 운영하며 여성 성 착취물을 제작ㆍ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조주빈(25)씨가 군 전역 후에 보육원 등지에서 자원봉사를 꾸준히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조씨는 군 전역 후인 2017년 10월 인천의 한 비정부기구(NGO) 자원봉사단체를 찾아 회원으로 등록했다. 그는 이듬해 3월까지 6개월간 장애인시설, 보육원 등지를 방문해 자원봉사 활동을 했다.
2018년 11월에는 인천 한 보육원에서 열린 운동회에 결연봉사자 신분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조씨는 당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으며 살았다”라며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다 군 전역 후 봉사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한동안 자원봉사단체에 나오지 않다가 지난해 3월부터 다시 발길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 단체 장애인지원팀 소속으로 꾸준히 활동을 했고 올해는 팀장까지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3년간 50여차례 봉사활동을 한 조씨는 최근까지도 단체에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봉사단체는 조씨가 지난 19일 구속된 사실을 인지하고 지난 23일 인천 계양경찰서에 신고를 했다.
경찰 관계자는 “단체 관계자가 (n번방 피의자가) 회원 중에 있는 것 같다며 봉사활동을 했는데 피해자가 있을 수 있어 신고를 했다”라며 “서울경찰청 사이버성폭력수사팀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라 그쪽으로 이첩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2018년 12월부터 이달까지 박사방을 운영하면서 피해자들을 유인해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이를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고액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피해자에게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낸 뒤 이를 이용해 피해자를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사방 피해자는 현재까지 확인된 숫자만 미성년자 16명을 포함해 74명에 이른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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