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다녀온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환자가 늘자 서울시가 미국발 입국자에 대해 전원 자가격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정일 서울시 질병관리과장은 24일 오전 서울 중구 시청청사에서 온라인으로 진행한 신종 코로나 정례 브리핑에서 “유럽 입국자에 대해선 음성 판정을 받아도 전원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라며 “미주 지역 입국자 명단을 질병관리본부에서 받아 26일부터 이들의 자가격리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시는 미국발 입국자 확진자는 시 소재 격리 시설로 이송하고, 입국 후 접촉자를 파악해 모두 검사를 받게 할 예정이다. 최근 역유입 확산세가 두드러진 미국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유럽발 입국자와 같은 방역 조처를 하겠다는 얘기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전날 브리핑에서 “검역 대상을 유럽으로만 국한할 것이 아니라 해외 전 세계 입국자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미국, 필리핀 입국자의 명단을 정부에 요청해서 자가격리를 확대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조만간 미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 강화안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에서 지난 23일 발생한 해외 역유입 환자의 최다 감염 경로는 미국이다.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용산구의 차모(49ㆍ남)씨를 비롯해 강남구에 거주하는 이모(24ㆍ여)씨, 송파구에 사는 이모(22ㆍ여)씨, 강동구에 사는 이모(27ㆍ여)씨 등 4명이 역학조사 결과 모두 최근 미국에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1명인 종로구 거주 한모(17ㆍ여)씨는 영국을 다녀온 뒤 신종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해외 역유입 신규 확진자 5명 중 4명이 미국을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해외 역유입 감염 사례의 80%에 해당하는 수치다. 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날 같은 시간 대비 신종 코로나 신규 환자는 6명으로, 이중 5명이 해외에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에서 해외 접촉 관련 확진자는 63명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최대 규모의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구로구 콜센터(95명) 관련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서울에서의 총 환자 수는 336명으로, 전날 같은 시간 대비 6명이 늘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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