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충격을 완화할 민간 지원 방안으로 여야가 비슷한 듯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들의 주장이 선명하게 갈리는 지점은 △보편성 △선별성 △재원조달 방안 등인데, 주로 이념적 성향 차이에서 비롯되는 모양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전 국민 100만원 기본소득’으로 대표되는 여권 일각의 보편수당론과, 채권 발행을 통해 시중 부동자금을 끌어 모아 코로나19 피해가 증명된 이들에게만 ‘핀셋’ 지원하자는 야당의 선별지원론을 비교해 봤다.

 ◇누가 받나… 전국민 vs 피해 소상공인 

23일 각 지자체와 정부 등에 따르면, 김 지사는 지난 8일 코로나19 피해 여부,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모든 국민에게 100만원을 지급하는 재난기본소득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서는 약 51조원의 재정이 필요하다. 그는 “지원대상을 선별하는데 시간과 행정적 비용을 낭비할 겨를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지사가 23일 발표한 ‘경남형 긴급재난소득’의 대상은 도내 중위소득 이하 가구다. 앞서 취약계층 대상 지원 대책을 발표한 서울, 경기 등과 크게 다르지 않은 ‘선별형’ 대책이다. 지자체 차원에서 기본소득을 실현하기에는 재원 조달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피해 여부와 상관없이 소득수준만 고려해 일괄 지원한다는 점에선 기존 기본소득의 취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반면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전날 제안한 40조원 규모 긴급구호자금은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대한 ‘핀셋 지원’ 구조다. 제도를 설계한 신세돈 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소상공인 중 올해 1~3월 매출이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이 입증되는 업체에 지원하겠다는 것” 이라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은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 1,300만명 중 약 30%인 400만명 가량을 대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두 방안의 가장 큰 차이는 지원 대상을 찾는 접근 방식이다. 여권은 모두에게 지원하는 ‘보편 복지’에 가까운 반면, 야권은 특정 대상을 찾아내는 ‘선별 복지’ 방식이다.

문제는 행정비용이다. 민간정책연구기관인 LAB2050의 윤형중 정책팀장은 “현재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로 추진하는 방안은 느슨한 선별로 지급대상 확인이 쉬운 편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소득이 전년보다 줄었다는 걸 증빙하는 건 온라인으로 할 수도 없고 현장 접수, 판단 등 비용이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저작권한국일보]김경수 ‘재난소득’과 황교안 ‘긴급구호’ 비교.
 ◇재원 조달은… 재정 vs 코로나 채권 

재난기본소득과 황 대표 안의 또 다른 차이는 재원 조달 문제다. 재난기본소득은 재정을 바탕으로 한다. 우선 재정으로 모든 이에게 지원한 뒤 고소득자에게 지급된 돈은 나중에 세금 형식으로 환수하면 된다는 것이 김 지사의 주장이다.

나라살림연구소는 고소득층에 대한 선별 환수 방법으로 연말정산을 할 때 1인당 150만원씩 공제하는 ‘기본공제’ 항목을 없애자고 제안했다. 세금 납부 대상이 아닌 저소득층은 기본공제 항목이 없더라도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지만 고소득자는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내야 하는 세금이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황 대표 안은 국민을 대상으로 발행하는 별도의 채권을 재원으로 한다. 금융사 창구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에게 국채보다 높은 이자를 제공해 주는 형식이다. 신 선대위원장은 “시중 유동자금을 3~5년간 빌리자고 해서 ‘코로나 국민채’라는 이름을 붙였다”며 “연 2.5~3% 이자면 40조원이 아니라 그 이상도 동원할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재정으로 우선 충당한 뒤 세금으로 환수하는 방안은 특정 계층에 세 부담을 늘리는 세법개정이 병행돼야 해 정치권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반면 국민 대상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면 여유 있는 특정 계층에게 재테크 수단만 제공해 줄 뿐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두 방안 모두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만큼 국가채무비율 상승 등 당장의 재정건전성 악화는 불가피하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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