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위원 전원이 참석해 열린 코로나19 비상국무위원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정책 컨트롤타워인 기획재정부가 최근 쏟아지는 난제 해결에 동분서주하고 있으나, 정책수단의 한계와 대외 돌발변수 등장 등으로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채 고전하고 있다.

특히 재정건전성 악화를 고려해 기재부가 머뭇거리는 사이, 정치권에선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재난기본소득 도입 등 요구 목소리가 갈수록 커져 기재부의 입지는 계속 좁아지고 있다.

 ◇마땅한 해법 없는 금융 불안 

23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과 600억 달러 규모 통화스와프 체결로 잠시 안정을 찾았던 국내 주식시장은 23일 5.34% 급락 마감했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와 각종 경기 부양책을 총동원하겠다고 연일 밝히고 있지만, 지난주 미국 다우존스지수가 17.3%나 급락하는 등 세계 금융시장 불안이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이날 김용범 1차관 주재 긴급 회의를 열고 ‘거시금융안정팀’을 꾸려 매일 시장상황을 살피기로 했다. 하지만 대책반 구성에도 정부로서 내놓을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게 문제다. 정부는 이미 증시 안정 카드로 지난 16일부터 6개월간 공매도 금지 조치를 단행했으나 시장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이 미국 등 주요국 증시에 연동해 움직이고 있어 정부의 정책수단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이날 SNS에 글을 올려 “국제 금융시장에서 제일 단단한 바위인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흔들리고 있다”며 “국채시장 불안을 진정시킬 미국 중앙은행과 재무부의 특단의 대책이 빨리 나오길 고대한다” 밝혔다.

미국에 특단의 대책을 촉구하는 김 차관의 발언을 두고 국내 금융가에서는 현재 우리 정부가 내놓을 마땅한 대책이 없는 씁쓸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저작권 한국일보]기획재정부가 직면한 3가지 과제와 문제점. 그래픽=강준구 기자
 ◇쫓기듯 참여하는 2차추경 논의 

기재부는 총선 이후 본격화될 전망인 2차 추경 편성을 두고도 고민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충격이 심각하지만, 장기적인 재정건전성을 고려해야 하는 기재부로서는 정치권이 주장하는 ‘화끈한 돈 풀기’에 쉽게 동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1차 추경 편성으로 10조원 이상 적자국채를 발행해야 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0%를 넘게 됐다.

특히 총선을 앞둔 정치권이 국민 대다수에게 현금을 나눠주자는 재난기본소득 도입을 앞다퉈 주장하고 있어 기재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기재부는 “재정건전성 등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커지는 정치권의 압박에 2차 추경 편성과 함께 재난기본소득 도입도 쫓기듯 논의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방역과 경제 살리기 정책은 상충 

마스크 수급 안정화 등 방역 관련 정책도 기재부가 신경 써야 할 분야다. 질병관리본부와 보건복지부 등 주무 부처가 있지만, 종합정책 수립 부처인 기재부는 방역 관련 태스크포스(TF) 팀을 이끌며 방역 이슈에도 관여하고 있다. 마스크 5부제 판매 등의 정책도 기재부 중심의 TF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방역과 관련 정책이 ‘사회적 거리 두기’등 시민 이동 제한 권고에 방점이 찍히면서 기재부의 경제살리기 정책과 상충한다는 지적이 계속 나온다. 특히 기재부가 방역 관련 주무부처가 아니다 보니 마스크 수급 안정화 등 일부 방역관련 대책에서 실수를 저질렀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또 기재부가 금융시장 안정과 경기부양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방역관련 정책의 무게중심은 총리실과 질병관리본부 등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확대간부회에서 “우리 경제의 급멈춤(Sudden stop) 방지와 피해계층 지원을 위해 기재부 전 직원이 보다 긴장감을 가지고 선제 대응하는 노력을 기울여 달라”며 경제살리기에 방점을 둔 당부를 했다.

세종=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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