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정당 지지율이 2년 만에 최저치(3.7%)를 기록했다. 거대 양당의 비례연합정당 후보군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독자노선을 선언한 정의당의 내부 리스크가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녹록지 않은 지역구 사정까지 겹쳐 ‘부진의 늪’에 빠진 정의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6∼20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7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포인트) 결과, 정의당의 정당지지도는 3.7%였다. 이는 2018년 4월 셋째 주(3.9%) 이후 최저치다. 노회찬 전 의원이 별세한 뒤 최고(14.3%)를 기록한 2018년 8월 첫째 주의 4분의 1 수준이다. 지지하는 비례정당을 묻는 질문에는 6.0%로 1주일 전 조사(7.2%)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고전을 거듭해 온 국민의당(6.1%)과 오차범위 내 접전 상황이 된 것이다.
정의당의 고전에는 지지층 분산이 영향을 줬다. 더불어시민당, 열린민주당 등 범여권 비례정당이 잇따라 창당하면서 진보진영에서 지지층이 겹치는 표가 이탈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이 주도한 범여권 비례연합정당 지지도는 38%를 기록한 반면, 정의당은 전 주에 비해 1.2%포인트 하락했다. 또 비례대표 1번인 류호정 후보의 대리게임 논란, 음주운전 경력으로 인한 신장식 후보의 사퇴 등 부정적인 소식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노선을 선언한 정의당이 민주당에 반사이익만 안겨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지역구 상황도 좋지 않다. 정의당은 23일 기준 총 79명의 지역구 후보를 내세웠지만, 이번 총선에서 당선을 장담할 수 있는 후보는 많지 않다. 심상정 대표는 경기 고양갑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2~3위 접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8일 중부일보가 의뢰해 아이소프트뱅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경환 미래통합당 후보가 33.5% 지지를 받았고, 문명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6.5%, 심 대표가 26.3%를 기록했다.
한 정의당 관계자는 “정치개혁연합에 참여해 운신의 폭을 넓혔어야 했던 것이 아니냐는 논란으로 당이 혼란스러웠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정의당의 길’을 선언한 만큼 계속 독자노선을 유지하게 될 텐데 고민이 많다”고 밝혔다.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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