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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알바 일자리 잃고 모금 나선 대학생… 보름간 1400만원 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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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알바 일자리 잃고 모금 나선 대학생… 보름간 1400만원 모아

입력
2020.03.23 14:00
수정
2020.03.23 19:2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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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3학년 김지흔씨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학내 모금을 통해 구호단체에 1,400만원을 전달한 김지흔씨가 19일 대학 대외홍보팀 사무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인하대 제공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학내 모금을 통해 구호단체에 1,400만원을 전달한 김지흔씨가 19일 대학 대외홍보팀 사무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인하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잃은 대학생이 코로나19 극복 기금으로 약 보름간 모금한 1,400만원을 기부해 화제다. 주인공은 인하대 컴퓨터공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김지흔(25)씨.

김씨는 코로나19로 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ㆍ경북지역 사람들이 돕기 위해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5일까지 모금 활동을 벌였다. 17일간 모은 돈은 1,400만원. 적다면 적은 돈이지만, 대부분 자신과 같은 학생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이라 의미가 적지 않다.

23일 김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경희대 학생들이 모금활동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우리 학교에서도 해보자’는 생각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모금 글에 모두 722명이 동참했다”며 “그들 대부분이 나와 같은 재학생이었다”고 말했다. 모인 돈은 전액 전국재해구호협회 ‘희망브리지’에 전달됐다.

김씨의 이 같은 모금 활동이 더욱 주목을 끄는 것은 그 자신도 코로나19 피해자였다는 사실. 코로나 사태로 아르바이트를 하던 학원은 휴원에 들어갔고, 또 일을 나가던 커피숍은 매출이 뚝 떨어지면서 일을 그만 둔 시점이었다. 개학 연기로 중학생 방과후학교 강사 일도 못하게 돼 학교 근로장학금을 생활비로 사용하던 터였다.

학내에서 1,400여만원을 모금해 구호단체에 전달한 인하대 컴퓨터공학과 3학년 김지흔씨가 19일 대학 대외홍보팀 사무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인하대 제공
학내에서 1,400여만원을 모금해 구호단체에 전달한 인하대 컴퓨터공학과 3학년 김지흔씨가 19일 대학 대외홍보팀 사무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인하대 제공

이 같은 사연과 함께 그가 발벗고 나서자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그는 “처음 사흘 동안에만 참여자 수가 100명이 훌쩍 넘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며 “학내 각종 커뮤니티에 관련 내용을 퍼 나르자 관심을 보이는 학우들이 늘었고, 어떤 날엔 하루 100명이 넘는 이들이 참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투명하게 모금을 진행한 게 주효했다. 김씨는 SNS에 오픈 채팅방을 개설, 1~3시간 간격으로 ‘실시간’ 모금액 현황을 학생들에게 중계했다. 적게는 1만원부터 많게는 50만원까지 기부하는 학생까지 나타났다. 그는 “모두가 어렵지만, ‘나’보다 더 힘든 이들이 더 많을 것이라는 생각들이 모여서 이룬 성과”라고 말했다.

중간에 힘든 시간도 있었다. 익명 게시판에 응원 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따금씩 올라오는 악성 댓글 때문이었다. 그는 “중간에 그만 둘까도 고민했지만, 학생들의 자정 노력으로 악성 댓글은 곧 사라졌다”며 “이렇게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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