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3년 오늘 미국 밀워키의 두 여성이 티백 디자인 특허를 획득했다. 100년 넘게 이어져 온 티백 인기는 미세플라스틱으로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pixabay 사진.

차(茶)는 인류가 물 다음으로 많이 마시는 음료다. 인류는 2018년 한해 동안 2,730억 리터를 소비했다. 차 인구는 꾸준히 증가해, 한 조사기관은 차 소비량이 2021년 3,000억 리터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가별로는 터키가 1위로 1인당 한해 평균 3.16kg의 차를 소비하고, 아일랜드와 영국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유난히 커피를 즐기는 까닭인지 39위(0.17kg)였다.(2016년 통계)

차의 역사는 동양의 경우 중국 고대 상황 신농(神農)의 신화시대서부터 비롯돼 인류 문명과 함께했고, 근대에 이르러서는 차 무역적자로 비롯된 아편전쟁과 미국 독립전쟁(보스턴 차 사건) 등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차 소비가 세계인에게, 특히 귀족이 아닌 서민들에게까지 대중화한 건 2차대전 이후다. 티백은 차 대중화의 일등 공신이다. 다국적 차 브랜드인 스코틀랜드의 립턴 사가 대기업으로선 최초로 1952년 티백 차를 출시했다.

티백은 미국 위스콘신 주 밀워키의 로버타 로슨(Roberta C. Lawson)과 메리 몰러렌(Molaren)의 발명품이다. 거의 알려진 바 없는 두 여성은 1901년 8월 메시(mesh) 면포를 바느질해 만든 ‘찻잎 거름망(tea leaf holder)’의 특허를 출원, 1903년 3월 24일 특허권을 따냈다. 긴 면포의 양 옆을 바느질하고 위쪽으로 찻잎을 넣은 뒤 덮을 수 있도록 고안된, 근년의 1회용 티백 키트와 거의 동일한 디자인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티백은 그리 인기를 끌지 못했다. 티백을 소수나마 소비자에게 처음 선뵌 건 뉴욕의 차 수입상 도널드 설리번(Donald Sullivan)이었다. 그는 1908년 자신의 차 시음용 샘플을 작은 비단 망에 포장해서 고객들에게 배포했는데, 설리번의 의도와 달리 일부 고객이 그걸 직접 찻물에 직접 우려 티백의 편리성에 열광했다고 한다. 티백은 정량의 찻잎으로 일정한 맛을 즐길 수 있게 했고, 찻잎을 따로 걸러야 하는 수고를 덜게 했다. 이후 티백 재질의 꾸준한 개량과 산업화로, 세계 차 소비의 90% 이상이 티백 차(2008년 기준)로 이뤄지고 있다.

캐나다 맥길대 연구팀은 2019년 섭씨 95도의 물에 우린 티백 하나에서 미세플라스틱 116억개의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 31억개가 배출돼 인체에 흡수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최윤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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