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 해군사관학교 외곽 울타리에 8개월가량 뚫려 있던 ‘개구멍’이 뒤늦게 발견됐다. 최근 잇따라 드러난 경계실패 사례에 해군은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22일 군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진해 해군기지사령부 영내 순찰을 하던 당직사관이 해사 외곽 울타리 하단이 가로 40㎝, 세로 15㎝ 크기로 절단된 것을 발견했다. 당직사관에게 울타리 훼손 사실을 보고 받은 작전 참모는 현장을 확인한 뒤 해사에 통보했고, 해사는 기지경계작전을 수행하는 해군기지사령부에 보고하고 자체 병력을 출동시켰다. 훼손된 울타리 주변엔 덩굴과 수풀이 우거져 있었다.
군 조사가 시작되자 인근 밭에서 일하던 주민이 나타나 ‘지난해 6, 7월경 키우던 개가 울타리 안쪽에 있는 것을 보고, 꺼내 오기 위해 울타리를 잘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대 경계에 문자 그대로 ‘개구멍’이 뚫려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개가 어떻게 영내로 들어갔는지는 여전히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은 현장 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초동 조사 결과 대공 용의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개 주인의 진술이 맞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부대 경계가 훼손된 것을 뒤늦게 발견한 경위 등을 살필 예정이다.
이달 7일에는 민간인들이 제주 해군기지전대 철조망을 절단한 뒤 침입해 2시간가량 부대를 활보하다가 적발됐다. 조사 결과 물체 움직임을 감지하는 감시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경보가 울리지 않았고, 경계용 폐쇄회로(CC)TV 감시병도 침입 사실을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올해 1월에는 70대 노인이 진해 해군기지 위병소를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통과해 약 1시간30분간 부대 안을 배회하다 붙잡힌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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