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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코로나 전시경제 체제’… 머뭇대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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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코로나 전시경제 체제’… 머뭇대는 정부

입력
2020.03.22 19:23
수정
2020.03.23 07:3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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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ㆍ獨 등 이동제한ㆍ영업금지, 美 GMㆍ테슬라가 마스크ㆍ호흡기 생산

한국 ‘재난소득’ 결론도 못 내… 소상공인 대출에 한두 달 걸리기도

18일 프랑스 파리의 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텅 빈 시내 중심가를 지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18일 프랑스 파리의 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텅 빈 시내 중심가를 지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맞서 미국과 유럽 각국이 사실상의 전시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주민 이동을 강력 통제하고 기업 국유화까지 거론하는 등 전면전을 불사하는 모습이다. 이에 비해 한국은 정부의 다소 소극적인 태도로 인해 정책 효과의 반감은 물론 방역 성과까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미국과 함께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등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지자 앞다퉈 자국민의 이동을 제한하거나 종교시설ㆍ공공장소ㆍ상점 등 감염 우려가 있는 시설의 영업을 금지하고 있다. 일상생활의 큰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만큼 여론이 등을 돌릴 수도 있는 조치다. 하지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지지율이 2년만에 최고치인 51%로 치솟는 등 정부 정책은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종교ㆍ실내ㆍ유흥시설 운영을 중단해달라며 ‘강력 권고’에 그친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유럽 각국은 가용수단을 총동원하며 국유화에도 거침이 없다. 이탈리아는 코로나19로 파산 위기에 처한 항공사를 정부가 떠안기로 했고, 프랑스는 직격탄을 맞은 대기업의 지분을 정부가 인수할 수 있다고 천명했다. 스페인은 이미 모든 민간병원과 의료서비스 사업을 일시적으로 정부가 운영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전시 대통령’을 자임하며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하기로 발표하면서 산업 간 장벽을 허물고 방역물자 생산 총력체제로 전환했다. 이에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수술용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2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최첨단 인공호흡기 생산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썼다. 유럽에서도 프랑스 화장품업체 루이뷔통은 손소독제, 페라리 등 이탈리아 자동차회사는 인공호흡기 생산에 뛰어들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60여개 제조사에 산소호흡기 등 의료장비 생산 참여를 요청했다.

반면 한국은 정부가 기존 규제에 얽매여 소비자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내 대형마트에 월 2회 휴무를 강제하면서 주말 생필품 구입은 물론 마트에 입주한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입하는 것조차도 어려운 상태다. 이에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최근 정부에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에 한해 의무휴업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묵묵부답이다.

정부가 머뭇대면서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워진 취약계층을 지원할 ‘재난소득’도 방향을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 일찌감치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구체적인 방안까지 내놓았지만, 아직까지도 구체적인 방침은 없이 지자체에 책임을 미뤄둔 채 사후 보전 가능성만 거론하고 있다. 그 사이 미국은 국민 1인당 2,000달러(약 249만원) 현금 지급 방침을 공식화했다. 중국도 일부 지방에서 개인은 각 2,000위안(약 35만원), 경영난에 처한 업체 직원은 1인당 800위안(약 14만원)의 보조금을 각각 지급하고 있다.

정부가 중소기업ㆍ소상공인 대상 50조원 규모 금융지원 등을 공언했지만, 적시에 자금을 지원하려면 업무 간 장벽을 과감히 없앨 필요도 있다. 내달 1일부터 신용등급 4등급 이하 피해 소상공인에게 1,000만원(연이율 1.5%)을 대출하는데, 그 이상 액수는 1~2개월은 족히 걸리는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서를 필요로 한다. 이에 보증심사 업무를 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이 맡을 수 있도록 정부가 책임지고 조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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