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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독감 치료제 ‘아비간’, 신종 코로나 효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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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독감 치료제 ‘아비간’, 신종 코로나 효험 논란

입력
2020.03.22 18:00
수정
2020.03.22 19:1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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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전하고 효과적인 신종 코로나 치료제”

국내 전문가들 “임상연구 수준 낮고, 부작용 우려”

지난 18일 신종 코로나 백신 개발 국책과제 사업에서 우선순위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SK바이오사이언스의 한 연구원이 백신 생산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8일 신종 코로나 백신 개발 국책과제 사업에서 우선순위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SK바이오사이언스의 한 연구원이 백신 생산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뉴스1

‘매우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 vs. ‘신뢰할 수 없는 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와 관련해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아비간(Avigan)’의 효험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중국 의료당국이 아비간을 신종 코로나 치료에 최적화된 치료제라고 상용할 것을 권장하면서다. 이에 국내 전문가들은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며 회의적인 입장이다. 아비간은 지난 2014년 일본 후지필름 홀딩스 그룹이 개발한 독감 치료제다.

22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장신민 중국 국립 생명공학 개발센터 소장은 지난 1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비간을 “매우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라고 치켜세웠다. 장 소장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과 광둥성 선전 등에서 환자 34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 결과를 내세웠다. 이 연구에서 아비간을 투여 받은 양성 확진자는 음성이 되는데 평균(중간값) 4일이 걸렸지만, 아비간을 투여하지 않은 환자는 11일이 걸려 치료효과가 입증됐다는 것이 장 소장의 주장이다. 열을 내리는 속도와 기침 증상 회복 속도도 아비간 투약 그룹의 경우 각각 평균 2.5일과 4.6일 이내로, 투약 받지 않은 그룹의 4.2일과 6.0일 이내보다 빨랐다는 결과도 덧붙였다. 일본 정부도 앞서 아비간을 신종 코로나 치료에 사용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고 현재 확진환자들을 대상으로 치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임상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아비간 사용에 회의적이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총괄간사)은 “아비간이 신종 코로나 치료에 효과를 봤다는 중국 논문의 수준이 높지 않아 치료효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환자 3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임상연구이고, 아비간을 고위험군 환자에게 투여한 결과가 명확지 않아 신뢰할 임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비간은 과거 에볼라 사태 때도 치료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고, 기형아 유발ㆍ배아독성 등 부작용이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더 많은 치료 사례가 나오지 않을 경우, 아비간이 국내에서 사용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국내 의료진들은 칼레트라(말라리아 치료제), 렘디시비르(에볼라 치료제) 등 항바이러스 치료제들을 확진환자들에게 투약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도 이날 “아비간은 대한감염학회 등에서 제시한 ‘신종 코로나 약물치료에 관한 전문가 권고’에 없는 약물”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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