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갑질119 “고용보험 가입된 계약직ㆍ사내하청도 해고 통보 일쑤”
근로자가 직접 신청하는 ‘노동소득보전금’ 도입 주장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앞에서 '코로나19 대책 비정규직 차별 문재인 정부 규탄 학교비정규직노동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휴직하는 직원 10명 중 8명은 휴업수당을 받기 어렵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노동인권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22일 “지난해 통계청 추산 취업자 2,735만명 중 기간제, 사내하청, 파견용역, 특수고용노동자, 고용보험 미가입자 등 77.8%인 2,127만6,000명이 사실상 휴업수당을 받기 힘들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경영난을 겪는 사업주들이 이를 해소하기 위해 휴업 등의 방안을 속속 내놓는 상황에서, 취업자 10명 중 8명은 휴업수당이 ‘그림의 떡’이라는 얘기다.

고용유지지원금은 경영난으로 고용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사업주가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고 휴업ㆍ휴직 등을 통해 고용상태를 유지하면 관련 수당의 일부를 정부가 지원하는 제도다. 그러나 노동 현장에서는 고용조건이 조금이라도 불리할 경우 대부분 해고되기 일쑤라는 게 이 단체의 설명이다.

실제 직장갑질119는 전체 취업자의 49.5%인 고용보험 가입자 1,352만8,000명 중에서도 휴업수당을 못 받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간제 계약직 노동자(385만7,000명)와 정규직으로 분류되는 사내하청 노동자(300만명)는 휴업수당을 받는 대신 계약해지가 통보된다는 것이다. 직장갑질119는 “파견용역(49만6,000명)은 채용과 해고가 수시로 이뤄져 고용유지 조치가 종료된 이후 한 달간 감원금지라는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조건을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학습지교사, 학원 강사 등 특수고용노동자들은 신종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받고 있지만 프리랜서 계약으로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휴업수당을 받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3년 넘게 한 의류 매장에서 근무한 파견직 A씨는 최근 사장으로부터 “다음달 계약만료로 퇴사처리 시키겠다”는 일방통보를 받았고, 공항에서 근무 중인 B씨도 “아웃소싱 업체는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며 권고사직서ㆍ무급휴가 신청서 작성을 강요당했다”고 호소했다.

직장갑질119가 3월 셋째주(15~21일) 동안 받은 제보 857건을 분석한 결과, 315건(36.8%)이 이런 무급휴가ㆍ해고ㆍ권고사직 등과 관련한 제보였다. 첫째주와 비교하면 갑질 사례는 1.3배 늘었고, 이 중 해고ㆍ권고사직이 3.2배로 가장 크게 증가했다.

직장갑질119는 기존 고용유지지원금을 확대해 사업주 대신 노동자가 신청할 수 있는 소위 ‘노동소득보전금’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진호 직장갑질119 총괄스태프는 “고용보험 밖의 노동자를 지원하기 위해 노동자가 신청하면 3개월 평균임금의 63%를 정부가 지급하는 직접 지원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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