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람선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발병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프랑스에 정박한 이탈리아 크루즈선에서 3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통신은 20일(현지시간) 프랑스 마르세유 당국자들을 인용, 지난 19일 입항한 크루즈선 ‘코스타 루미노사’호에서 36명이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의심증세를 보인 승객과 승무원 75명을 상대로 검사를 진행한 결과였다.
양성 반응을 보인 36명 가운데 나이가 일흔이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스위스인 승객 1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러나 나머지 35명의 하선 여부와 동선은 아직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에는 승객 1,421명이 타고 있었고, 마르세유항에 정박한 후 639명이 배에서 내렸다.
코스타 루미노사는 세계 최대 크루즈업체 카니발의 이탈리아 계열사인 코스타크루즈사 소속 선박이다. 이달 5일 미국 플로리다주의 포트로더데일에서 최종 목적지인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향해 출항했지만 며칠 뒤 푸에르토리코에서 하선한 승객 2명의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됐다. 의심환자가 속출했음에도 항해를 계속한 코스타 루미노사는 최근 정박을 앞두고 마르세유 당국에 탑승자 75명이 확진자와 접촉했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다고 보고했다.
하선한 승객들이 별다른 조치 없이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로 인한 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마르세유항에서 하선한 미국인 235명과 캐나다인 77명은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해 미국 애틀랜타행 항공편에 탑승했는데, 이 가운데 5명이 호흡기 증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인 187명은 버스로 귀가했다.
대형 크루즈선에서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한 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 일본 요코하마항에 입항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와 이달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귀항한 ‘그랜드 프린세스’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같은 프린세스 크루즈사 소속으로 호주 시드니에서 하선한 ‘루비 프린세스’호에서도 최소 3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이날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당국은 발표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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