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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통화스와프 백신’ 효과... 안심하긴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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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통화스와프 백신’ 효과... 안심하긴 이르다

입력
2020.03.21 01: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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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8거래일 만에 7.4%나 폭등... 채권 급등ㆍ환율 급락까지 트리플 강세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전날 발표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에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7.44% 폭등한 1,566.15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전날 발표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에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7.44% 폭등한 1,566.15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금융시장에 모처럼 훈풍이 불었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이 ‘달러 고갈’ 우려로 움츠러든 시장에 단비가 됐다. 주가와 채권이 함께 급등하고, 환율은 급락(원화가치 급등)하는 ‘트리플 강세’가 나타났다.

그러나 응급처방이 통했을 뿐 약발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외환보유고 확충 등 추가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2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7.44% 폭등한 1,566.15로 8거래일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2008년 12월 8일(7.48%) 이후 11년 만에 최고 상승률에, 상승폭은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발표된 같은 해 10월 30일(115.75포인트)에 이어 역대 두 번째였다. 시가총액도 73조원이 늘어 하루 만에 1,000조원대를 회복했다. 코스닥은 전날 대비 9.20% 올랐다.

두 시장에서 동시에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 매수호가 효력 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피에서는 9년, 코스닥은 2년 만이다. 다만 외국인들은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5,851억원을 팔아 12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외환시장 급등세도 진정됐다. 원ㆍ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39.2원 급락한 1,246.5원에 마감하며 7거래일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채권금리도 일제히 하락(채권 가격 상승)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86%포인트,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0.046%포인트 떨어졌다.

가파르게 내리막길을 걷던 금융시장이 반등한 것은 전날 발표된 한미 간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 소식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상대국 통화로 즉각 맞교환활 수 있는 통화스와프 체결로 ‘달러 비상금’을 확보하면서 달러 자금 경색 우려가 진정된 것이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4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23.8% 급등한 25.22달러에 마감해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급한 불은 껐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성훈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과의 계약 체결 그 자체만으로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단계를 넘은 셈”이라며 “실제 통화스와프를 활용하게 될 것인지 여부와 관계 없이 자금을 비축해 놨다는 건 시장에 무조건 긍정적인 뉴스”라고 말했다.

하지만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국내외 기업 부채, 고용지표 등 실물경제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시적인 한미 통화스와프만으로는 부족하다”며 “한일 통화스와프를 비롯해 타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국내 외환보유고 자체를 늘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경제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과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8%까지 낮췄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1분기 마이너스 성장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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