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0일 홈 구장의 비정규직 직원들의 임금을 보장할 것을 발표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영국 축구계가 씁쓸한 속사정을 드러냈다. 재정적 여유가 있는 ‘부자 구단’은 비정규직 직원의 임금까지 정상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반면, 그렇지 못한 팀들은 대거 정리 해고에 나선 것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1부리그) 소속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20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올 시즌 남은 경기가 취소되거나 무관중 경기로 치러지더라도 홈 구장 비정규직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코로나19 여파로 축구계가 ‘올스톱’되자, 업무가 사라진 비정규직 직원들이 마주할 경제적 어려움을 타파하기 위해 나왔다.

에드 우드워드 맨유 부회장은 “구단의 뛰어난 비정규직 직원들이 올드 트래퍼트에서 팬들에게 탁월한 서비스를 해오고 있다”며 “전례 없는 상황에서 남은 시즌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지만, 비정규직 직원들에게 안전장치를 마련해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경기 진행에 필요한 3,000명 가량의 비정규직 직원을 고용하기 위해, 임금만 100만파운드(약 14억6,000만원)가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하부리그 사정은 사뭇 다르다. 실제로 잉글랜드 5부리그 팀인 바넷 FC는 결국 ‘직원 전원 정리 해고’를 선언했다. 리그2(4부리그)에서 강등된 이후 재정적 어려움을 겪던 중 코로나19로 관중 수입까지 줄면서 운영 손실이 극대화된 탓이었다. 바넷은 1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유례없는 위기에 봉착했고, 바넷은 클럽의 생존을 위해 긴급 조치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대런 커리 감독과 선수들을 제외하곤 모든 코칭스태프와 운영 직원들이 해고됐다.

바넷의 구단주인 토니 클린토우스는 EPL 구단들에게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영국 매체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보호받지만, 청소부나 마케팅 팀원 등은 시간이 흘러도 돈을 받지 못한다”며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한 해 정도는 축구 자체를 위해 노력해주었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잉글랜드풋볼리그(EFL)는 19일 바넷처럼 경영 위기에 놓인 하부리그 구단을 위해 5000만파운드(약 740억원) 규모의 긴급 경영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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