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 때 받은 지역사회 도움의 손길…“이제 우리가” 보답
대구ㆍ경산ㆍ봉화ㆍ청도 등에 기부…“돕고싶다” 개인식당도 참여
포항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와 다른 경북 지방자치단체에 수백 그릇의 물회와 전복을 보낸 사실이 19일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이날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포항의 한 횟집에서 경북 지역의 의료진에게 물회 수백 그릇을 기부했다는 사진이 퍼졌다. 이 사진에서는 포항시 로고와 함께 ‘힘내요 경산! 포항시가 응원합니다’라는 스티커가 붙은 용기에 물회와 전복 수백 인분이 담겨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취재 결과 이는 포항시에서 자체적으로 구입해 대구ㆍ경북 각 지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포항시는 사진이 퍼지며 주목을 받은 경산시에는 13일과 17일 각기 150그릇을 기부했다. 뿐만 아니라 16일에는 대구에 180그릇, 청도군에 110그릇을 부치고 18일엔 경북도 자체에 300그릇, 봉화군에는 130그릇을 보내오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도에 기부하는 과정에서는 횟집을 운영하는 개인이 돕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300그릇의 전복죽을 함께 보내기도 했다. 합치면 무려 1,300인분이 넘는다. 이렇게 기부된 음식들은 각 도ㆍ시ㆍ군의 재량에 따라 지역 재난상황실과 보건소 등의 의료진과 공무원 등 필요한 이들에게 제공됐다고 한다.
포항시는 이번 기부가 2017년 규모 5.4의 대규모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을 당시 대구와 경북의 각 시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준 것에 대해 은혜를 갚자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 통화에서 “포항시도 코로나19 환자가 적은 편은 아니지만 대구와 경북 다른 지역은 급증해 어려움 속에서 고생하고 있고, 물회를 먹기 힘든 지역이라 응원의 의미로 보낸 것인데 주목을 받을 줄 몰랐다”라며 “예전에 포항이 지진으로 힘들 때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해 보답하기도 하고 함께 고통분담하며 격려하려는 차원”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8,565명 중 대구시에서 발생한 환자는 6,241명에 달한다. 아울러 경북 전체 코로나19 확진자는 1,140명에 달하는 가운데 포항시 확진자는 49명으로 집계됐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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