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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 후보 아무나 하나~”…여야 후보들 자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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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 후보 아무나 하나~”…여야 후보들 자질 논란

입력
2020.03.20 04:30
수정
2020.03.20 16:30
10면
0 0

부정수급ㆍ대리게임 논란 등

민주ㆍ미래한국ㆍ정의당 비례 1번

최혜영ㆍ조수진ㆍ류호정 모두 잡음

국회의사당의 모습. 이한호 기자
국회의사당의 모습. 이한호 기자

4ㆍ15 총선을 앞두고 여의도 정치권에서 ‘비례대표’ 논란이 한창이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등 거대 양당이 모두 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를 퇴색하게 만드는 비례대표용 꼼수정당 문제로 시끄럽다. 여기에 각 당의 비례대표 후보 자격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지고 있다. 투표를 해야 하는 유권자들의 선택을 각 정당들이 제한한다는 비판까지 제기된다.

비례대표 논란의 중심에는 주요 정당의 비례대표 공천 1번 후보들이 있다. 어느 정당이나 선거 때면 전략과 정책, 비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비례대표 1번 후보 선정에 공을 들인다. 하지만 이번 총선 공천에서는 유독 비례대표 1번 후보를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강동대 교수는 혼인신고를 고의적으로 미뤄, 장애인 기초생활비 지원을 과다하게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래한국당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도 현직 언론인으로 정치권에 직행한 것이 적절하느냐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정의당 류호정 당 IT산업노동특별위원장도 ‘대리게임’ 논란으로 자격시비가 일었다. ‘롤(LoL)’ 이라는 게임 등급을 높인 뒤, 국내 대형 게임회사 입사에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정의당은 류 위원장의 소명을 듣고 그를 재신임했다.

자질ㆍ도덕성 논란을 빚고 있는 각 당 비례대표 후보들. 박구원 기자
자질ㆍ도덕성 논란을 빚고 있는 각 당 비례대표 후보들. 박구원 기자

비례대표 후보들의 자질과 도덕성 논란은 비단 1번 후보들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미래한국당에서 당초 비례대표 5번을 받은 김정현 변호사는 ‘변호사 경력 1년’이라는 사실 외에 비례대표 추천을 받기에 내세울 만한 이력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공천 결과가 바뀔 가능성이 있지만, 만약 그대로 공천을 받는다면 자격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격 논란이 심각해 비례대표 후보 추천을 받고도 이를 반납하는 경우까지 생겼다. 정의당에서 사무총장을 지냈고, 비례대표 6번을 받았던 신장식 변호사는 2006년과 2007년 음주운전 1회와 무면허운전 3회 등으로 총 6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사실을 당에 신고했으나 당에서는 경고만 하고 비례 투표를 진행했다. 신 후보가 6번을 배정받은 뒤 논란이 커지자 정의당은 뒤늦게 사퇴를 권고했고, 신 변호사는 이를 받아들였다.

비례연합정당 구성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은 파트너인 소수정당 대표들 행적에 당황하고 있다. 봉사단체에 속한 여성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가자환경당의 권기재 대표가 대표적이다. 역시 민주당과 손을 잡기로 한 ‘가자!평화인권당’의 이정희 대표는 유사역사학을 주창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들이 민주당 주도의 더불어시민당에서 비례대표 공천을 받으면 잡음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비례대표 후보들의 잇따른 논란은, 추천 과정에서 의혹이나 문제점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각 당의 후보 추천 시스템 탓이 크다. 하지만 정치권 내부에서는 “각 당이 의석수 확보와 1당 쟁탈전에 몰두한 나머지 도덕성 검증에 소홀했고, 결과적으로 비례대표의 취지를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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