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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 사망 17세 부실조치 의혹 병원 “의심증세에도 사정해 이송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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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 사망 17세 부실조치 의혹 병원 “의심증세에도 사정해 이송시켰다”

입력
2020.03.19 16:35
수정
2020.03.1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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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든타임 놓쳤다’ 지적에 입장 밝혀…“최선 다했지만 환자 사망해 죄송” 

폐렴으로 사망한 정모(17)군이 첫 고열 때 들렀던 경북 경산시 백천동 경산중앙병원. 경산=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폐렴으로 사망한 정모(17)군이 첫 고열 때 들렀던 경북 경산시 백천동 경산중앙병원. 경산=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폐렴으로 사망한 정모(17)군 조치에 부실했단 의혹을 사고 있는 경북 경산중앙병원이 19일 입장을 밝혔다. 병원측은 “(코로나)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영남대병원에 사정해 환자를 이송시켰다”며 “코로나 의심증세에 음압격리병상이 없어 입원시킬 수 없었고, 에크모 등 의료장비도 충분치 않아 상급병원으로 옮겨야 했다”고 설명했다. 에크모(ECMO)는 폐기능이 정상적이지 않은 환자의 몸 밖으로 혈액을 빼낸 뒤 산소를 공급해 다시 몸 속에 투입하는 의료장비다.

경산중앙병원에 따르면 정군은 지난 12일 오후 7시30분쯤 고열로 이 병원을 찾았다. 외래진료가 끝난 시간이라 응급실로 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증세인 발열로 선별진료소로 이동해 진찰을 받았다. 당시 체온은 39도였다.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었지만, 선별진료소마저 운영이 끝난 오후6시 이후라 해열제와 항생제를 받고 집으로 돌아갔다.

구일권 경산중앙병원장은 “당시 코로나19 검사를 했다 해도 다음날 아침에 하는 것과 결과를 얻는데 시간에 큰 차이가 없다”며 “정군이 신천지 신자가 아니고 최근 밀폐된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한 적도 없는 등 코로나19에 걸릴만한 이유가 없어 약을 주고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대구 영남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연합
대구 영남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연합

정군은 다음날인 13일 오전 9시10분 병원을 다시 찾았고, 열이 40.5도까지 올랐다. 의료진은 엑스레이(X-ray) 촬영으로 폐렴을 확인했고, 코로나19를 의심했다. 하지만 음압격리병상이 없어 정군을 입원시킬 수 없었다.

구 병원장은 “일반폐렴이면 곧바로 입원시키지만 코로나19가 의심됐고 음압격리병상이 없어 입원시킬 수 없었다”며 “당시 진찰한 의료진에 따르면 정군이 선별진료소가 춥다고 해 부모의 차 안에서 1시간 가량 수액을 맞았고 열도 떨어져 ‘열이 다시 오르고 호흡 곤란을 느끼면 다시 오라’고 한 뒤 보냈다”고 말했다.

집에 돌아간 정군은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부모는 오후 4시30분 병원으로 전화해 ‘수액을 맞출 수 있느냐’고 물었고, 병원 측은 내원하라고 했다.

구 병원장은 “오후 5시쯤 정군이 병원에 왔는데 상태가 좋지 않아 상급병원인 영남대병원에 사정해 어렵게 자리를 구했다”며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도 부탁해 병실을 얻었다”고 했다. 이어 “정군의 부모에게 ‘오늘 밤 아이를 잃을 수도 있다’고 말하며 빨리 가라고 다그치기도 했다”며 “할 수 있는 걸 다 했지만 환자가 사망해 ‘최선을 다했다’ 말하기 죄송했는데 우리 병원이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등 논란이 있어 입장을 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정군의 코로나19 검사 결과 최종 ‘음성’ 판정을 내렸다.

경산=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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