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한 초등학교서 점심식사 종이컵에 담아 제공 
 학교 측 “식기 가져오지 않은 아이들에게만 준 것” 
경기 양주의 한 초등학교 긴급돌봄교실에서 제공한 점심식사.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경기 양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긴급돌봄교실 아이들의 점심을 일회용 종이컵에 담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온라인 맘카페 등을 통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일각에서는 “긴급상황에서는 이해해야 한다”는 반응을 내놨다.

한 맘카페에는 지난 17일 해당 초등학교 돌봄교실에서 제공한 점심식사 사진이 올라왔다. 밥과 국은 일회용 종이컵에 담겼고, 탕수육과 콩, 김치 등 네 가지 반찬은 플라스틱 통에 제공됐다. 자신을 학부모라고 밝힌 누리꾼은 사진과 함께 “혹시 몰라 아이에게 도시락 사진을 찍어 보내라 했는데, 사진이 온걸 보고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다”며 “코로나19에도 학교를 보낼 수 밖에 없는 부모가 죄인”이라고 썼다. 이 같은 사진은 일파만파 퍼지면서 “애들 먹을 밥 가지고 너무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돌봄교실 ‘종이컵 급식’으로 논란이 된 해당 초등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보낸 관련 안내문자.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논란이 불거지자 학교 측은 “식기를 가져오지 않은 아이들에게만 종이컵에 밥과 국을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이들을 통해 ‘구두’로 식기를 가져오라고 전했는데 미처 전달받지 못한 학부모도 있었다는 것이다. 해당 학교에서는 이후 학부모들에게 보내는 단체 문자를 통해 “기존 돌봄교실 학생의 경우 개인 도시락통 지참에 대한 안내가 이뤄졌으나, 긴급 돌봄의 경우 안내되지 않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개학 연기에 정부가 긴급돌봄 시간을 늘리고 점심식사도 제공하도록 하면서 급하게 준비하느라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전국 어린이집 휴원 기간을 이달 22일까지 2주 더 연장한다고 5일 밝혔다. 정부는 전국 어린이집 휴원에 따른 돌봄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당번 교사를 배치해 긴급보육을 시행할 계획이다. 5일 서울의 한 어린이집 모습. 뉴시스

학교 측의 해명에 일부 누리꾼들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 누리꾼(Mo****)은 “어렵고 힘든 시기엔 비판보다 모자란 부분을 서로 채워가며 도와야 한다”며 “학교 측의 대처가 흡족하지 않을 순 있으나 모두 어려운 때라는 걸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스로를 ‘워킹맘’이라고 밝힌 또 다른 누리꾼(SR****)도 “식기가 없다는데 저렇게라도 (식사를) 챙겨준 것에 대해 먼저 고마워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해당 학교에서는 여분의 식기를 구입해 비치하고 향후 돌봄교실의 점심 급식 사진을 학부모들에게 보낼 계획이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