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김광현.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멈춰버린 시간은 선발 진입을 노리는 김광현(32ㆍ세인트루이스)에게 썩 달갑지 않아 보인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기간 중 오른 팔꿈치 통증으로 이탈한 세인트루이스 우완 투수 마일스 마이콜라스가 19일(한국시간) 캐치볼로 투구 훈련을 재개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스프링캠프 훈련장에 남은 마이콜라스는 현지 취재진과 만나 “5월 중순 이후 시즌이 개막한다면 팀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나 없이 경기를 치르는 동료들의 모습을 보지 않아도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잭 플래허티, 다코타 허드슨, 애덤 웨인라이트와 함께 세인트루이스의 고정된 1~4선발 요원인 마이콜라스는 캠프 초반 부상 탓에 한달 이상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마이콜라스가 이탈한 틈은 김광현이 파고 들었다. 5선발 후보인 김광현은 시범경기 네 차례 등판에서 무실점에 탈삼진 11개를 뽑아냈다. 잇단 호투에 현지 언론들은 김광현이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3월 27일 개막 예정인 2020 시즌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5월 중순 이후까지 밀리자 상황은 돌변했다. 마이콜라스는 충분한 회복 시간을 벌었고, 시범경기에서 13이닝 8실점으로 부진했던 5선발 경쟁자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도 재정비할 기회를 잡았다. 2015년 14승, 2016년 16승, 2017년 12승을 풀타임 선발로 수확한 마르티네스는 어깨 통증을 느낀 2018년 후반기부터 불펜으로 뛰었다. 그리고 올해 다시 선발 복귀를 노린다. MLB닷컴은 세인트루이스가 마르티네스에게 먼저 선발 기회를 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빅리그에 처음 도전장을 던진 김광현을 상대 팀들이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 것도 악재다. 김광현은 역동적인 투구 폼에서 나오는 시속 150㎞대 직구에 주무기인 날카로운 슬라이더, 타이밍을 뺏는 커브로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잠재웠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는 “상대 팀들이 전력 분석할 시간을 더 벌었는데, 이는 김광현에게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할 수 있지만 주피터에 남아 개인 훈련을 소화 중인 김광현은 여전히 호평을 받고 있다. MLB닷컴은 “김광현의 다양한 구종은 선발 투수로서의 능력을 보여줬다”며 “팀이 선발 로테이션을 정하는 걸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마이콜라스의 회복이 더딜 것을 대비해 MLB닷컴은 플래허티-허드슨-웨인라이트-마르티네스-김광현으로 1~5선발을 꾸릴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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