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DC “확진자 29%가 20~44세”
노령ㆍ기저질환자 고감염 통설 뒤집어
유럽에서 특히 젊은층 발병률 높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모든 연령대에서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17일 숨진 대구 17세 환자의 사후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왔지만 비교적 면역력이 높은 젊은 세대도 감염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20~40대도 심각한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 결과를 18일(현지시간) 공개했다. CDC는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6일까지 미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4,226명 중 2,449명을 정밀 조사한 결과, 29%가 20~44세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입원한 것으로 알려진 환자 508명 가운데 해당 연령층은 20%를 차지했다. 또 이들 중 2~4%는 중환자실에 입원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했다고 CDC는 덧붙였다. 20~44세 연령대 사망자도 9명 발생했다. 확진 대비 사망 비중을 보여주는 치명률은 0.1~0.2%로 낮았으나 독감에 비해 두 배 가량 높아 결코 안심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CDC의 이번 조사는 코로나19가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층에게 위험하다는 기존 통념을 뒤집었다는 평가다. 데버라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도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관련 브리핑에서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보고서를 보면 일부 젊은층의 병세가 심각해져 중환자실로 이송됐다”며 “밀레니얼세대 사이에서 코로나19 발병이 드물기는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해당 연령대에서 확진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감염병이 급격히 확산 중인 유럽의 발병률이 특히 높다. 독일 조사기관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이탈리아 환자 2만8,000명 중 19~50세는 전체의 25%에 달하는 7,000여명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유럽에서는 20대부터 40대 초반까지 상대적으로 젊은층이 코로나19로 위중해진다는 새로운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노인들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던 중국의 자료와 확실히 다른 결과”라고 강조했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소아과학회지를 인용해 코로나19에 감염된 중국 어린이 2,000명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은 경미한 증상을 보였지만 일부 유아는 중증 증상으로 발전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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