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와 긴급소통 나선 유승민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 공동위원장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불가피하게 연기했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습니다.”
유승민(37)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달 21일 개최 예정이었던 부산대회를 6월로 최근 연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장을 찾는 관람객의 안전이란 생각에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가 모든 스포츠와 경제, 생활 자체를 바꿔 저희도 담담히 받아들이지만 어떻게든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각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대한탁구협회장이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그는 18일 도쿄올림픽 개최 관련 IOC 긴급화상회의에서 목소리를 내며 긴박하게 움직였다.
IOC에서 활약 중이지만 그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탁구 금메달(남자단식)의 주인공으로 기억된다. 유 위원장은 당시 1988년 서울올림픽(유남규, 양영자, 현정화) 이후 16년만에 금메달을 한국에 안겼다.
지금은 탁구 테이블 밖에서 탁구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 그는 “한국 탁구 100년 역사상 국제탁구연맹 최고 권위의 대회가 열리긴 처음”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세계선수권대회를 처음 한다고 하면 다들 깜짝 놀란다”고 했다.
한국은 2018년 5월 갖은 노력 끝에 이 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그는 당시 대회 유치전에 함께 뛰며 각국과 경쟁을 벌였다.
지난해 6월엔 대한탁구협회장으로 도약했다. 이후 부산시장과 함께 대회 공동위원장을 맡아온 것이다. 그는 “이번 대회의 성공개최와 수준 높은 경기를 통해 한국이 탁구강국임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다”고 의미부여했다.
유 위원장은 일각의 대회 연기 우려에 “우리가 잘못해서 대회가 연기된 것이 아니라 천재지변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 벌어졌는데 제가 여기서 부정적으로 보면 다 무너진다”며 크게 웃었다. 웃음이 웃음이 아니었다. 곧바로 “나라 전체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여러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 대회를 반드시 열고 싶다”고 진지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는 “만반의 준비가 된 상태지만 이번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본다”고 했다. 연기된 기간만큼 오히려 더 알찬 준비의 시간을 갖겠다는 것이다. 유 위원장은 “도쿄올림픽 전에 대회를 열어 일본과 가깝고 기후가 비슷한 부산 등에 각국 선수들의 전지훈련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좌절된 북한 선수 참가도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유 위원장은 이번 대회를 “전 세계 72개국에서 참가해 대규모로 치러지는 마지막 형태의 진정한 국제대회”라고 주의환기했다. 다음 대회부터는 월드컵축구대회처럼 예선전이 강화돼 실제 대회는 예선을 통과한 국가만 참가하기 때문이다. 그는 “올림픽국제연맹 35개 종목 중 탁구의 등록국가가 226개국으로 가장 많다”면서 “대회 기간 이들 국가대표들이 참석하는 총회가 열려 한국과 부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국내 탁구 인기를 복원시키고 싶다는 속마음도 드러냈다. 유 위원장은 “직업병이라 그런지 지나가다 보면 탁구장이 굉장히 많이 보인다”며 “탁구는 저변층이 넓고 안정돼 있는 운동이지만 이번 대회를 계기로 국내에 다시 한번 탁구 ‘붐’을 화끈하게 일으키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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