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동 옛 美대사관 부지….서울시 "공원 추진"
한진그룹이 종로구 송현동 옛 주한미국대사관 숙소 부지(3만6642㎡·약 1만평)를 매각하기 위해 서울시와 협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오랜 기간 놀고 있던 이 금싸라기 땅이 매각될 경우, 한진그룹의 재무구조는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매각이 성사될 경우 대규모 유동성이 한진 측으로 유입되는 만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의 경영권 대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18일 서울시는 “부지 매입을 목표로 한진 측과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곳이 다른 민간기업에 팔릴 경우, 재매입을 해서라도 도심 공원으로 조성하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진그룹은 지난 2월 이사회를 통해 이 부지를 매각하기로 의결한 뒤 매각 주관사를 선정 중이었다.
경복궁 옆에 위치한 송현동 부지는 도심 가운데 있지만 20년 가까이 방치돼 있다. 한진그룹은 2008년 이 부지를 2,900억원에 부지를 사들여 한옥호텔 건립을 추진했다. 하지만 학교 3개가 인접해 있어 학교보건법 등에 가로막혀 무산됐고 결국 땅을 매물로 내놨다. 이 땅의 현재 가치는 5,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재계에서는 한진그룹이 오랫동안 방치됐던 비수익 유휴 자산의 매각 작업이 본격화한 것을 두고 조 전 부사장에 대한 견제구라는 분석도 나온다. 송현동 땅을 비롯해 한진그룹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자산은 모두 조 전 부사장이 맡았던 호텔ㆍ레저 사업 자산이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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