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마스크로 인해 국무회의장에서 작은 혼란이 빚어졌다. 문 대통령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영상국무회의에 노란색 면 마스크를 쓰고 참석했다. 지난 4일 공군사관학교 임관식부터 문 대통령이 공식 행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온 터라 이날도 마스크를 벗고 참석한 국무위원들이 부랴부랴 마스크를 찾아 쓴 것이다.
이날 정부서울청사 회의실에 먼저 와있던 국무위원들은 진행자가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안내하자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웅성거리며 마스크를 착용했다. 늦게 입장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청와대 관계자들은 회의장에 들어서다 국무위원들에게 “왜 마스크를 쓰고 있나”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노 실장 등은 사회자의 안내가 있었다는 말을 듣고서야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날 국무회의가 서울과 세종청사를 영상으로 연결한 회의였기에 세종청사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미리 회의장에 착석해 있던 참석자들은 사회자의 안내에 대통령 입장 전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정세균 국무총리는 가장 마지막으로 입장한 탓에 안내를 받지 못했다. 정 총리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국민의례를 마친 후에야 뒤늦게 알아채고 마스크를 썼다.
한편, 이날 대통령이 쓴 노란색 면 마스크가 궁금증을 자아냈다. 언론 매체를 통해 사진과 영상이 보도되자 대통령의 노란 마스크를 두고 ‘나노 마스크’ 또는 ‘세월호 상징 마스크’라는 등의 다양한 설이 인터넷과 SNS상에 퍼졌다. 이 같은 소문에 대해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오늘 대통령이 착용한 노란 마스크는 대전 마을공동체 활동가들이 만든 것”이라며 “취약 계층 등에게 전달되고 있는 제품으로 이를 전해 들은 문 대통령이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착용했다”고 공식 발표까지 해야 했다.
결국 이날 국무회의장에서 벌어진 작은 소동은 국민의 나눔 정신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하려던 대통령의 의도가 총리 등 참석자들에게 미리 전달되지 않아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소통은 항상 중요하다.
왕태석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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