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를 놓고 연일 미국과 으르렁대는 중국이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걸고 넘어졌다.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근거 없는 질책을 즉시 중단하라”고 반발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에서 “최근 미국 일부 정객이 코로나19와 중국의 연관성을 언급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에 오명을 씌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이런 행위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면서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사회도 명확히 감염병에 특정 국가와 지역을 연관 짓는 것을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겅 대변인은 “우리는 즉시 이 같은 잘못을 바로잡길 촉구한다”며 “미국은 먼저 자신의 상황을 잘 수습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또 “방역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세계 공공 위생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미국은 항공산업과 같이 특히 ‘중국 바이러스’의 영향을 받는 업계를 강력하게 지원하겠다”는 글을 남겼다. 겅 대변인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이 같은 트윗에 대해 즉각 대응하기 위한 발언이나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코로나19를 ‘외국 바이러스’로 표현하거나 ‘중국 바이러스’라고 비판한 다른 트위터 이용자의 글을 리트윗해 중국의 반발을 샀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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