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비상’ 14번 말한 文대통령… 지휘봉 잡고 경제 직접 챙긴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비상’ 14번 말한 文대통령… 지휘봉 잡고 경제 직접 챙긴다

입력
2020.03.18 04:30
3면
0 0

 비상경제회의 직접 주재… IMFㆍ금융위기 이어 역대 세번째 

 “방역처럼 경제도 중대본” 대통령은 경제 총리는 방역 분담 

 ‘경제 워룸’ 부활할 정도로 심각… 신속한 지휘ㆍ과감한 정책 추진 의지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비상경제회의’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사실상 ‘경제 워룸(War room)’을 가동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위중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경제 충격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능가하는 수준으로 예측된다. “미증유의 비상경제시국”인 만큼 대통령 본인이 직접 키를 잡고 위기를 신속하게 돌파하겠다는 메시지도 담겨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특단의 대책과 조치를 신속하게 결정하고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이 IMF 대응을 위해 199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금융위기 대처를 위해 2009년 관련 회의체를 가동한 적은 있다. 하지만 현 정부가 비상경제회의를 운영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동시에 타격을 받고 있는, 그야말로 복합위기 양상”이라고 진단하며 “인적 교류가 끊기고 글로벌 공급망이 뿌리부터 흔들릴 수 있어 경제적 충격이 훨씬 크고 장기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공개된 문 대통령의 발언에 ‘비상’이란 단어가 14번이나 포함된 것 역시 현 상황에 대한 엄중한 인식을 보여준다.

경제부총리가 아니라 대통령이 직접 지휘봉을 잡은 건 보다 과감한 정책을, 보다 신속하게 결정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논의 및 집행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선 최고결정권자인 대통령이 직접 판단하고 책임지는 구조가 낫겠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특히 경제정책 도입 및 시행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일선 부처에만 대응을 맡겨서는 속도를 내기 어려운 현실도 반영됐다. 문 대통령은 13일 경제ㆍ금융 상황 특별점검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에게 “경제정책을 하는 분들은 과거 비상 상황에 준해서 대책을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며 질책성 발언을 한 바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방역 문제를 나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판단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은 경제, 총리는 방역으로 역할을 분담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비상경제회의는 비상경제시국을 헤쳐나가는 ‘경제 중대본’”이라며 “코로나19와 전쟁하는 ‘방역 중대본’과 함께 경제와 방역에서 비상국면을 돌파하는 두 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19일 경내에서 첫 비상경제회의를 갖는다고 공지했다. 다만 참석자 규모 및 운영 방식 등 구체적인 사안은 18일 논의된다고 한다. 회의에는 청와대와 경제 관련 부처 책임자가 정례적으로 참석하되, 필요에 따라 전문가, 현장의 의견도 청취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