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17일 비례대표 공천 문제로 미래한국당과 갈등을 빚고 있는 것과 관련해 통합당 자체적으로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것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통합당 영입 인재들의 당선권 배치를 거부하자 자체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특단의 조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황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 중국문화원 앞에서 교통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통합당이 자체 비례대표를 내자는 의견도 있다’는 질문에 “가능하다. 불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미래한국당은 전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비례대표 선거 후보자 명단을 의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통합당에서 밀었던 인사들이 모두 당선 안정권인 20번 밖으로 밀려나 논란이 일었다. 황 대표도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는 이어 “미래한국당에서 필요한 조치들을 할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저희가 최고위를 소집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래한국당이 비례대표 순번을 일부 조정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통합당은 비례대표 후보 1번으로 윤봉길 의사 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을 내세우려고 했지만, 미래한국당은 윤 전 장관에게 21번을 줬다. 전주혜 전 부장판사(23번)와 윤창현 전 한국금융연구원장(26번), 박대성 페이스북코리아 대외정책 부사장(32번) 등도 모두 당선권에서 한참 벗어났다. 통합당의 상징적인 영입인사였던 탈북자 출신 북한 인권 운동가인 지성호 나우 대표는 순위권 40번도 아닌 ‘예비명단 4번’을 받았다.
황 대표는 또 총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컷오프(공천배제) 된 윤상현(인천 미추홀을) 의원 등이 공천 재심의를 요청하며 곳곳에서 반발이 잇따르는 상황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그는 “큰 목표는 통합당이 국민의 신뢰와 사랑으로 표를 얻어 많은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분열하고 나뉘면 결국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우리가 같이 싸워야 하는 문재인 정권에 도움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관점에서 대승적인 판단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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