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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 “지난해 실적도 울고 싶은데, 올해는 더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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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 “지난해 실적도 울고 싶은데, 올해는 더 막막”

입력
2020.03.17 15:29
수정
2020.03.17 17:1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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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27% 줄어 10년 만에 최악

초저금리 탓 운용수익률 악화

대면 공포로 영업 타격도 불가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국내 보험사 실적이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최악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리 하락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등의 악재가 줄줄이 겹친 결과다. ‘제로금리’라는 또 다른 변수를 맞닥뜨린 올해 경영 환경은 더욱 암울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24개 생명보험사와 31개 손해보험사의 당기순이익 총합은 5조3,3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보다 26.8%(1조9,496억원) 줄어든 수준이다. 미국발 금융위기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터진 직후인 2009년 (3조9,963억원) 이후 최저이기도 하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3조1,140억원으로 전년보다 22.8% 줄었다. 금리 하락으로 보증준비금이 늘어나며 보험영업손실이 24조4,198억원으로 2018년(23조6378억원 손실)보다 확대된 탓이다. 손해보험사의 당기순이익 감소는 더 심하다. 31개 손해보험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2,227억원으로 2018년보다 31.7%나 줄었다.

문제는 올해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게 불 보듯 뻔하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0.75%로 내리는 ‘빅컷’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고객의 보험료를 국고채나 우량 회사채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구조여서 이 같은 초저금리 환경에선 운용수익률이 더욱 나빠질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코로나19로 ‘대면 포비아(공포증)’가 확산되면서 보험업계 영업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이달에만 계약 실적이 30% 가량 줄어들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불황을 넘어 업계 전체가 생존을 걱정해야 할 지경이라는 분석까지 나오는 이유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산업을 둘러싼 대내외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업계가 외형 확대만을 위해 과열경쟁을 펼치는 것을 지양하고 건전성을 제고해 내실 있는 경영을 추구할 수 있도록 감독 및 검사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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