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부터 주식ㆍ채권ㆍ외환 거래 멈춰… 아시아 증시 연쇄 타격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로 아시아 증시가 급락장을 반복하고 있다. 필리핀은 폭락장 우려로 당분간 금융시장 거래를 전면 중단키로 했다. 코로나19 유행이 경기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불안이 전세계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1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필리핀 증권거래소 및 은행협회는 화요일인 이날부터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주식, 채권, 통화 거래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시장을 폐쇄한 최초 사례다.
앞서 필리핀 증시 종합지수(PSEi)는 코로나19 확산과 그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전망에 따라 16일 5,335.37로 마감하며 연초 대비 30% 이상의 낙폭을 기록했다. 필리핀 정부는 주가가 걷잡을 수 없이 급락하자 시장 자체를 잠정 폐쇄한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에선 이날 오전까지 14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보고됐고 12명이 사망했다.
블룸버그는 “위기 발생에 때른 금융시장 폐쇄는 드물지만 전례가 없는 일은 아니다”며 “미국 증시는 2001년 9ㆍ11 테러 당시 약 1주일간 문을 닫았고 홍콩 증시도 1987년 블랙먼데이 당시 거래를 중단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의 공포는 아시아 금융시장 전체에 번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이날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55지수(닛케이 평균 주가)는 전일 대비 275.09포인트(1.62%) 하락하며 1만6,726.95에 장을 시작했다. 닛케이지수는 개장 후 한 때 전일 대비 600포인트까지 폭락해 올해 최저치를 경신했다. 한국의 코스피도 이날 오전 11시 12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51.93포인트(3.06%) 하락한 1,661.28을 기록했다. 다만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5% 오른 2,796.28로 개장했다.
이 같은 현상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32년 만에 최대 하락률을 기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997.10포인트(12.93%) 폭락한 2만188.52에 마감했다. 이날 낙폭은 1987년 10월 22.6% 추락한 ‘블랙먼데이’ 이후 32년 5개월 만의 최대 하락률이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